박종규 "고정 성과급 주는 대신 직원들과 이익 공유해야"

'이익공유제 전도사'로 나선 박종규 KSS해운 창업자

“직원들에게 고정 성과급을 주는 대신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회사 발전에 긍정적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바른경제동인회 창립 25주년 기념행사에서 KSS해운을 창업한 박종규 KSS해운 고문(사진)은 참석한 회사 경영자들에게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익공유제는 회사의 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금을 주고, 사내유보금을 쌓듯 직원들에게도 이익을 나눠주는 제도다. 그는 “그동안은 불황으로 이익이 나지 않아도 임금을 깎을 수 없어 직원을 해고했다”며 “이익공유제를 시행하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KSS해운은 박 고문이 회장이던 2014년 이익공유제를 도입했다. 이전까지 이 회사는 매년 600%의 고정 성과급을 줬다. 박 고문은 기존 성과급 중 400%는 급여로 포함하고, 200%는 이익공유제로 변경하는 사규를 신설했다. 제도가 시행된 뒤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그는 “회사 예산과 비품 등을 아끼는 것이 나의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돈을 아끼고 안전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과 이익이 늘고도, 접대비 등 비용과 선박 사고율 등은 낮아진 것을 예로 들었다.

박 고문은 “성과급 비율로 지급한 금액을 환산하면 1인당 연간 600%에서 지난해 1000%로 늘었다”며 “지난해 직원 한 명당 평균 1110만원의 성과급을 받아갔다”고 소개했다. 반면 회사 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다.

박 고문은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을 주지만 사후에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법인세가 인상되지 않았다”며 “고정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반영되지만 이익공유제에 따른 배당은 포함되지 않아 퇴직금 부담도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