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김정은과 악수 떨렸다…환호에 감격해 눈물"

예술단 유일한 아이돌 그룹…"남북 교류행사 계속 참여하고파"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마치고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난 레드벨벳이 "(김 위원장이) 첫번째 공연 날에만 참관할 것 같다면서 악수를 해줬는데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레드벨벳은 이날 저녁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예술단의 첫 공연을 마치고 우리 취재진에 이렇게 말하면서 "악수를 할 줄 몰랐는데 영광이었다"며 "그걸 떠나서 북측 많은 분들을 만났다는 것이 더 큰 영광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깜짝 관람한 김정은 위원장은 출연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멤버들은 북한 관객의 뜨거운 호응에도 감격했다고 말했다.

아이린은 "많은 분이 호응을 엄청 잘해주셨다"며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끝날 때 다 같이 노래를 하고, 들어가고 나서도 박수를 쳐주셔서 마음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슬기는 "마지막에 선배님들과 노래를 부르는데 북측 분들도 같이 부르더라"며 "같이 환호해주시면서 부르는데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게 느껴져서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레드벨벳은 이날 대표곡 '빨간 맛'과 '배드 보이'(Bad boy)를 반주 음원에 맞춰 라이브로 노래하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무대에는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촬영으로 인해 불참한 조이를 제외하고 네 멤버가 올랐다.

다음은 레드벨벳과의 일문일답.
--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어땠나.

▲ 남측 언론을 봤다고 얘기했다.

남측 분들이 레드벨벳과 만날지 안 만날지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날도 오시고 싶다고 했는데 일정상 못 오신다고 했다.

(예리)
-- 공연한 소감은.
▲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셨다.

스탠바이(대기) 하면서 YB 선배님 무대를 보고 있었는데 아예 소리를 내서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긴장이 풀렸다.

박수도 너무 크게 쳐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했다.

(예리)
-- 공연 중간 어떤 말을 했나.

▲ 저희 노래 들려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고 이 무대를 계기로 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레드벨벳이 무슨 뜻인지 팀 이름에 관해 설명해드렸다.

(아이린)
-- 코멘트할 때 웃었다는 데 무슨 일이 있었나.

▲ 숨이 차 하니까 웃으면서 박수를 쳐주셨다.

관객들 얼굴도 너무 잘 보였다.

(아이린)
-- (공연 때 객석의) 김정은 위원장은 봤나.

▲ 어디 계시지 했는데 정말 너무 많이 오셔서 (못 봤다).(슬기)
-- 신화가 2003년 북한에서 공연했을 때(류경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는 관객들이 눈에서 레이저를 쐈다고 하는데 (반응이) 걱정은 안 됐나.

▲ 저희 공연 전에 선배들 공연에 호응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잘해야겠다.

선배들 좋은 무대 해주셔서 저희도 못지않게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었다.

(웬디)
-- 북측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 극과 극을 생각했다.

반응이 없어도 우리 노래를 보여드리려고 하는 것이니 최선을 다하자, 영광스러운 자리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

(웬디)
▲ 다들 입가에 미소를 지으셨다.

그래서 힘을 받아서 했다.

진짜 이번을 계기로 많이 교류해서 저희 노래도 알렸으면 좋겠다.

(슬기)
-- 두 곡('빨간맛'과 '배드 보이') 중에 관객들이 어느 곡을 더 좋아했나.

▲ '빨간맛'은 신나는 느낌인데 '배드 보이'는 많이 접해보지 않은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좀 더 집중해서 들으려고 하신 것 같다.

(웬디)
▲ 아무래도 레드벨벳을 알린 곡이 '빨간맛'이라고 생각해서 저희가 (곡목을) 제출한 것이고 받아들여졌다.

'배드 보이'는 저희 최신곡이다.

(예리)
-- 의상은 평상시 그대로 입었나.

▲ 그대로다.

조이가 없어서 4인 버전으로 (무대를) 만든 것 말고는.(멤버들)
-- 앞으로 남북 교류 기대감이라거나 이런 행사가 있으면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있나.

▲ 앞으로도 남북교류 행사에 불러주시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웃음)(멤버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