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양도세 폭탄 피하자"…장동건·고소영 부부, 80억대 부동산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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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세 적용 전 주택 2채 급매 처분
세금만 16억…이달 이후 팔았다면 27억원

4일 논현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고소영 씨는 지난달 26일 논현동 소재 지상 2층, 연면적 302㎡ 규모의 단독주택을 47억원에 매각했다. 호가를 한때 50억원까지 올렸지만 3월 중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3억원 낮춰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일이 이달로 넘어올 경우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다.논현동 B공인 관계자는 “2년 전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호가는 43억원 정도였지만 강남권 집값이 폭등하면서 조금씩 높아졌다”며 “계약 직전 단계에서 매수인이 마음을 바꾸는 등 그동안 거래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고 씨가 건물을 팔면서 얻게 된 차익은 32억원가량이다. 양도세로 12억4091만원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 씨는 남편 장동건 씨와 함께 청담동과 흑석동 등에 고급 빌라와 아파트를 추가로 소유하고 있어 1세대 3주택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주택 매각을 끝냈기 때문에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로 양도세를 계산한다. 다만 투기지역(강남구)으로 지정돼 있어 3주택자 추가과세(10%)가 적용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10년 이상 보유·30% 감면) 혜택을 받는다.그런데 고 씨가 이달 1일 이후 건물을 되팔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양도세가 확 늘어난다.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에선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최고 62%까지 중과되는 데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또한 배제돼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은 “매도 계획을 세워둔 상태에서 이달까지 매각이 안 됐다면 앞으로 세금 부담이 더욱 크게 늘어났을 것이기 때문에 급매로 처분한 건 현명한 절세전략”이라면서 “투기지역 3주택의 경우 4월 전에 양도하더라도 추가과세 10%를 부담으로 느끼는 사례가 많았지만 고소영 씨는 보유기간이 길어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현지 중개업소에선 고 씨가 논현동 주택을 투자를 위해 보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소영 씨 부모가 오랫동안 살던 집”이라며 “투자라면 20년 가까이 보유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환 원빌딩 전무는 “1979년 준공된 낡은 주택이기 때문에 매수인이 새 건물을 짓기 위해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150%로 제한되는 데다 언덕에 위치해 투자 가치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 ‘7년의 밤’에서 주연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또 한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고 씨는 지난해 KBS2TV 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통해 10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뒤 휴식 중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