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전업주부면 나혼자 해야 되나요" 맞벌이하다 독박육아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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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는 전업주부대로, 워킹맘은 워킹맘대로 각자의 고민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육아와 살림이 버겁다는 전업주부 A씨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A씨는 결혼 후 맞벌이 하다가 임신하면서 퇴사를 결정했다.

"다른사람 눈엔 제가 매정하고 모성애 부족한 사람으로 보일진 몰라도 전업 절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 낳고 5개월 만에 복직하려고 했는데 시댁에서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면서 절대 반대했고 남편이 독박육아 살림 안시키겠다 약속해서 큰 맘 먹고 그만뒀어요."

A씨는 지금와보니 이같은 결정이 '큰 실수'였다면서 독박육아, 집안일에 양가 행사까지 자신이 다 챙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A씨는 "차라리 나가서 일하는게 낫지 이건 보람도 없고 잘하면 그나마 본전이다. 직장에서 일할 땐 일 못한단 소리는 안듣고 살았는데 집안일과 육아는 해도해도 끝이 없고 집안일 잠시 한 눈 팔면 시댁과 남편의 잔소리가 쏟아진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재취업한다고 선언했지만 남편은 어린이집은 못믿겠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감정이 폭발한 A씨는 독박육아의 힘듦을 토로하면서 "늘 애 보는게 뭐가 힘드냐고 했으니 주말 이틀간은 시댁이나 친정에 도움 청하지 말고 당신 혼자 아이 돌보고 집에 있어봐. 그럼 생각 바꿔볼게"라고 선언했다.남편이 아이를 보는 동안 오랫만에 영화도 보고 외출할 생각이라는 A씨는 "혼자 애보고 살림하는 전업주부의 고충을 우습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말이라도 고생한다 미안하다 주말만이라도 애기 좀 맡아줘야지 우울증은 괜히 오는게 아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같은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육아와 집안일이 회사생활보다 더 힘든이유는 퇴근이 없기 때문이다. 다들 출근하기 싫어하는데 눈뜨자마자 직장이고 직장에서 먹고 자고 생활 한다고 생각해봐라", "육아살림이 더 힘들다. 왜냐하면 집은 쉬고 싶은 공간인데 24시간 끊임없이 일을해야되기 때문이다. 돈버는 보람 아시는 분이라면 더 일하고 싶을 것 같다", "나는 밤샘 잦은 직장인데 진심 일하는게 훨씬 더 쉽다. 가끔 직장에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 컴퓨터 앞에서 김밥 먹더라도 꿀맛이다. 적어도 혼자서 먹을 수 있으니", "아이 앞에서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마음 편히 못 먹고, 24시간 눈은 항상 애 주시해야 한다. 아이정서 생각해서 3년동안 키우고 복직한다 큰소리 쳤는데 1년만에 복직 신청했는데 컴퓨터 앞에 앉으면 그렇게 신날수가 없다", "독박육아는 독박벌이인데 남편이 밖에서 고생하는 건 당연한가", "언니가 돌도 안된 조카 돌보는 것 보니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5분도 쉴 틈을 안주더라. 우리 엄마는 우리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생각해서 마음이 짠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 대학 대학원생 카트리나 룹은 미국 청소년 추적 연구 데이터(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에서 16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주부 우울증 정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전업주부가 직장과 가사를 병행하는 워킹맘보다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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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가 우울증을 느끼는 정도가 높은 이유는 직장에 다니고 싶어도 예상 수입에 비해 아이를 위탁하는 비용이 커 집안일을 계속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워킹맘의 경우, ‘슈퍼맘’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이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맘은 일과 가정생활 모두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상이 빗나갈 경우 그렇지 않은 워킹맘에 비해 낙담과 좌절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이적의 어머니로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 씨는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책을 통해 30년이 지났다 생각하고 느긋하게 육아에 임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남편들도 퇴근후 "너만 힘든 거 아니다. 나도 힘들어 죽겠다" 보다는 "오늘도 고생했다"라고 서로를 도닥여주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전업맘들이 주말엔 1~2시간이라도 아이와 떨어져 산책이나 운동 등으로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금상첨화. 육아는 인생에 다신 없을 재미있고 보람찬 시간이지만 막상 닥치면 그런 느긋한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부부가 합심해 스트레스 없는 육아에 도전해 보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