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10년 끌어온 휴일근로 소송도 곧 마무리

대법, 성남시 미화원 휴일근로 재판서 공개변론 20분 만에 끝내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해당하는지를 가리기 위해 10년 넘게 끌어온 노동 사건 재판이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법적 쟁점이 많이 줄어들면서 조기에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재판은 현행법상 일주일에 최장 몇 시간을 일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지만 바뀐 근로기준법에는 '최대 52시간'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그만큼 사법부의 판결이 가져올 사회적 파급력이나 논란 소지도 대폭 줄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5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의 2차 공개변론을 열었다.근로기준법 개정 전이었던 올해 1월 열렸던 1차 공개변론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이번 2차 공개변론은 개정 20분 만에 종료됐다.

이 사건은 10년 전인 2008년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근무한 것을 휴일근로뿐 아니라 연장근로로도 인정해 수당을 더 매겨달라고 낸 소송이다.

공휴일 및 주말 근무를 연장근로로 인정할지는 주당 최대근로시간과 맞물린 문제였기 때문에 산업계와 노동계가 관심 있게 지켜봤던 재판이었고 소송도 길어졌다.대법원은 이 사건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1차 변론에서 성남시와 환경미화원 측은 주당 최대근로시간에 대한 해석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2월 28일 국회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바뀐 근로기준법은 최대 쟁점이었던 주당 최대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정했다.

성남시가 주장한 '68시간'을 배제하고, 미화원 측이 주장하는 '52시간'을 받아들인 것이다.

새 근로기준법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도 인정해 수당을 중복가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휴일근로로만 인정하고 8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휴일근로와 연장근로 가산을 중복해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성남시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사건의 핵심 쟁점이 입법적으로 해결되면서 대법원도 당초 분위기와는 달리 서둘러 심리를 마치고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도 주심인 김신 대법관은 양측 당사자에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미화원 측은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이 사건의) 사회적 영향을 많이 줄어들었다"고 답변했다.성남시 측은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다만 처벌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