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톰 왓슨, 파3 콘테스트 '최고령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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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홀서 6언더파 '노익장'‘명인 열전’ 마스터스의 오랜 전통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행사가 파3 콘테스트다. 선수들은 오거스타 코스와는 별도로 조성된 9개 홀(파27·1060야드)에서 캐디로 동행한 친구나 아내, 애인, 가족들과 함께 샷을 즐기며 경기 감각을 조율한다. 흥미로운 것은 파3 콘테스트의 ‘징크스’다. 1960년부터 시작한 파3 대회 우승자가 본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파3 콘테스트의 저주’라는 말이 따라붙어 있기도 하다.
잭 니클라우스 손자 '홀인원'
올해 역시 그런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올해로 만 69세인 톰 왓슨(미국)이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쟁쟁한 선·후배들을 모두 제치고 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왓슨은 지난해부터 본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징크스가 또 이어진 셈이다.왓슨은 이날 잭 니클라우스(78)와 게리 플레이어(83) 등 ‘미국프로골프(PGA)의 살아 있는 전설’들과 함께 콘테스트에 참가했다. 왓슨은 이날 초반 4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등 9개 홀에서 6개 버디를 기록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198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그는 샘 스니드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파3 콘테스트 최고령 우승기록(만 61세)을 갈아치웠다.
이날 콘테스트에서는 잭 니클라우스의 손자인 게리 니클라우스 주니어(15)가 홀인원을 기록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할아버지의 캐디로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한 그는 시험 삼아 마지막 홀인 9번홀(135야드)에서 니클라우스의 47도 웨지 클럽을 넘겨받아 티샷을 했고, 공은 홀 오른쪽 8m 지점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굴러 홀로 떨어졌다. 그의 할아버지는 손자의 생애 첫 홀인원을 직접 보고 눈시울을 붉힐 만큼 감격해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