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 회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임원들이 먼저 공부하라"

인재경영 전도사로 나선 김지완 BNK금융 회장

외부연수·포럼 등 참석하면 점수로 매겨 인사에 반영
매주 10명, 전문분야 발표

"건강한 기업문화 정착 위해 술자리 줄이고 운동하라"
“금융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임직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임원들이 먼저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지 않으면 은행의 미래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사진)은 6일 기자와 만나 “작년 9월 말 취임한 뒤 6개월 동안 인재경영을 정착시키느라 바쁘게 보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 모두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싶다”며 “임직원의 자기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몇 가지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BNK금융그룹에서는 지주,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지식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 중이다. 외부 연수와 각종 포럼 참석, 강연 발표 등의 활동을 점수화해 마일리지로 쌓고 있다. 계열사 임원들은 금융업계 현안이나 화제의 도서를 가지고 매달 열 명씩 직원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 행사의 이름은 미래정책토론회다. 김 회장은 “경영진의 역량을 키우고 임직원 간 토론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작했다”며 “금융 환경 급변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경영 방향과 미래 먹거리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BNK금융 미래정책토론회. /BNK금융 제공
그는 “형식적인 발표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점수를 매긴다”며 “연간 누적된 점수를 임원 인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출장지에서도 밤샘 공부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다섯 차례 열린 토론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부터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활성화, 개인 간(P2P) 금융, 은퇴금융 등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김 회장은 인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기업문화’가 우선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NK금융그룹 임직원들은 각자 ‘건강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걷기, 등산, 계단 오르기 등 각종 건강관리 활동을 할 때마다 쌓이는 점수다. 매년 마일리지가 높은 직원을 선정해 해외문화탐방 기회를 제공해 임직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김 회장은 72세의 나이에도 건강 마일리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체력관리에 신경 쓴다고 귀띔했다. 그는 “저녁 술자리를 줄이고 아침마다 걷기, 등산 등을 하는 임직원이 늘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임직원 100명을 선발해 2박3일 일정의 지리산 종주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마일리지 제도가 직원들의 자기계발은 물론 BNK금융 계열사들을 ‘하나의 회사’로 묶어주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이후 떨어진 BNK금융의 이미지와 신뢰도 제고에도 신경 쓰고 있다. BNK금융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 전 국회의원 딸과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를 합격시킨 혐의로 임원 두 명이 구속됐다. 또 부산시금고 선정 대가로 전 부산시 고위 공무원 자녀를 부정 채용하는 등 각종 채용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김 회장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를 늘림으로써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산·경남지역 주요 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관련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BNK금융 자체에 대해선 “올해 4대 핵심 사업인 글로벌, 디지털, WM, CIB 등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건전성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