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관심주] '엘리엇 등장' 현대차 3인방 운명은

현대차그룹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등장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이른바 현대차 '3인방'의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일단 주주친화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현대차 주가가 5.9%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9.4%, 4.4% 상승했다.

코스피가 0.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현대차 3인방의 주가 상승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엘리엇의 등장이 한몫했다.엘리엇은 3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며 국내에 잘 알려진 헤지펀드다.

엘리엇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한 것이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사업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와의 부분 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반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엇이 지난 4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3개사 보통주를 10억 달러(1조5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엘리엇은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나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 차원의 추가 주주친화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지 않고 계열사별 주주친화정책을 구체화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에 반대했을 때 실익보다 계열사 주주친화정책이 이뤄졌을 때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엘리엇이 현대모비스 합병에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의견을 내느냐에 따라 각 사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합병에 찬성하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할 경우 현대글로비스 매수를, 합병에 반대할 경우 현대모비스 매수를 각각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 분할 법인과의 합병으로 세전 이익률이 5.4%에서 7.7%로 올라가고 부채비율은 105%에서 73%로 하락한다"며 "합병 글로비스의 재무 개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글로비스의 현금배당 성향이 16.5%로 기아차(33.1%), 현대차(26.8%), 현대모비스(22.1%)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배당성향 제고 여력도 높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할 경우에는 주주권 행사를 위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경우 주주권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이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유리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새롭게 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