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상가의 '굴욕'… 수익형 '거품'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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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남양주 다산신도시 가보니…
8개월 지나도 60% 이상 공실
10% 할인 분양에도 '찬바람'
高분양가에 지하철 개통 늦어져
"미분양이 알짜 살 기회" 분석도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에 들어간 남양주 다산신도시 일대 상가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 다산역(예정) 인근 중심업무지구 일대 모습. 민경진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804/AA.16425795.1.jpg)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부자들은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 투자 대상을 물색한다”며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옥석 구분 없이 미분양됐을 때 알짜 물건을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할인분양 4년 만에 등장
![](https://img.hankyung.com/photo/201804/AA.16426886.1.jpg)
◆“분양가 비싸” 지적도
이날 만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일대 분양 대행업체들은 상가를 분양받으면 연 5.5~6%의 임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진건지구 B상가 1층 전용면적 37㎡ 분양가는 10억4600만원에 달한다. 매달 임대료로 479만~523만원을 받아야 가능한 수익률이다. 그러나 위례 등에서 공급된 비슷한 상가 중에선 임대료로 월 200만~300만원밖에 못 받는 곳이 수두룩하다. 2년째 공실로 남아 있는 상가도 부지기수다. 이만한 임대료를 주고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이 제한적인데 공급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다산신도시 상가 분양 가격(1층 기준)은 3.3㎡당 평균 4407만원 수준이다. 앞서 개발을 시작한 미사신도시의 평균 가격(3582만원)에 비해 1000만원가량 비싸다.한 상가 전문가는 “지하철 역세권 등 목이 좋은 일부 입지를 제외하고는 월 500만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받기 어렵다”며 “분양업체들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사·위례에서 분양에 성공한 시행사들이 앞다퉈 비싼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투자자들도 앞선 신도시 상권 형성 과정을 보면서 충분히 학습했다”며 “투자자들은 당장 신도시 상가를 분양받는 것보다 상권 형성 과정을 조금 더 지켜본 뒤 들어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부 수요 유입 한계”
외부 수요 유입이 어려워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산신도시는 진건지구와 지금지구로 나뉘어 있다. 두 지구는 향후 신설될 지하철 별내선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사실상 생활권이 분리돼 외부 수요가 유입하거나 다른 지구 거주자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또 지하철 개통이 늦어지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구간 공사가 지연되면서 별내선 개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기가 늦춰져 2023년 중순 정도에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실한 시기를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별내선은 서울 강동구 암사역에서 경기 남양주 별내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당초 2022년 개통 예정이었다.
미분양이 장기화돼도 상가 공급업체는 분양가를 큰 폭으로 낮추기가 쉽지 않다. 땅을 너무 비싸게 매입해서다. 지난해 4월 경기주택공사가 공급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내 상업용지 최고 낙찰가율은 346%를 기록했다. 감정가격의 3.4배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진건지구 내 상업용지 7필지의 평균 낙찰가율도 261%를 기록했다. 3.3㎡당 평균 낙찰가도 456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