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어디서 열릴까… 평양·워싱턴 아니면 제3의 장소?

'5末6初' 북·미 정상회담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 회담이 언제 어디에서 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말대로 시기는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로 가닥이 잡혔지만 장소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반적으로 정상회담은 회담을 제안한 국가에서 열린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평양이 유력하다. 이번 회담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2000년 무산된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장소로도 평양이 검토된 전례가 있다.북한 역시 평양을 가장 선호한다. CNN은 지난 7일 북·미 정보당국자들이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논의했고 북한은 이 자리에서 평양을 회담 장소로 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평양보다 워싱턴DC를 비롯한 본국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전이나 경호 측면에서 볼 때 평양보다는 워싱턴이 안정적이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별장이 개최 장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미국 방문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제3의 장소가 적합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우리 측 판문점이나 제주, 몽골 울란바토르, 중국 베이징, 스웨덴, 스위스가 개최지로 떠오르고 있다. 판문점을 유력 후보지로 꼽는 것은 이번 회담의 성격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판문점이 제격이라는 논리다.몽골과 스웨덴 정부는 자국 수도를 정상회담 개최지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미국과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2월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제3국인 지중해 몰타 해역 선박에서 냉전 종식 선언을 하기도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