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편'에만 관대한 '고무줄 도덕성'이 적폐 근원 아닌가
입력
수정
지면A35
연일 터져나오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출장에 대해 “관행이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과 달리 유럽 출장에 동행한 정책보좌관이 실은 20대 여성 인턴이었고, 출장 뒤 7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례없는 일이다. 더구나 피감기관들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게 세 차례나 된다. 공적 업무라고 주장했지만 관광을 즐긴 정황도 드러났다. 로비 의혹도 나왔다.
김 원장은 어제 증권사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대책을 논의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부정적이고, 여론도 싸늘하다. 금감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급기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원장을 뇌물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불편부당한 수사로 철저히 의혹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여기서 김 원장의 거취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대한 청와대의 시각이다. 청와대는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결함은 아니다”며 김 원장을 감쌌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경비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을 누가 납득할지 의문이다. 설사 관행이라고 해도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적폐(積弊)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인사 참사’가 되풀이되는데도 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이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탈(脫)원전, 최저임금 1만원 등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정책을 공약이란 이유로 밀어붙이고, 강남 부동산을 팔라면서 자신들은 여전히 갖고 있는 것도 국민의 눈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 눈높이’는 평균적인 국민이 갖는 사리판단이자 건전한 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정파가 자의적으로 규정해도 되는 게 아니다. 하물며 타인에게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고무줄 도덕성’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갇혀 청와대가 봐야 할 것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높은 지지율이 무엇을 해도 무방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김 원장은 어제 증권사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대책을 논의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부정적이고, 여론도 싸늘하다. 금감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급기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원장을 뇌물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불편부당한 수사로 철저히 의혹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여기서 김 원장의 거취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대한 청와대의 시각이다. 청와대는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결함은 아니다”며 김 원장을 감쌌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경비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을 누가 납득할지 의문이다. 설사 관행이라고 해도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적폐(積弊)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인사 참사’가 되풀이되는데도 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이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탈(脫)원전, 최저임금 1만원 등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정책을 공약이란 이유로 밀어붙이고, 강남 부동산을 팔라면서 자신들은 여전히 갖고 있는 것도 국민의 눈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 눈높이’는 평균적인 국민이 갖는 사리판단이자 건전한 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정파가 자의적으로 규정해도 되는 게 아니다. 하물며 타인에게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고무줄 도덕성’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갇혀 청와대가 봐야 할 것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높은 지지율이 무엇을 해도 무방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