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늘부터 방위비분담 2차회의…액수·제도 본격조율

이틀간 제주서 개최…美 사드 비용 등 요구할지 주목
한국과 미국은 11일부터 이틀간 제주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2차 회의를 개최한다.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등 양국 대표단은 지난달 1차 회의에서 상대 입장을 탐색한 데 이어 이번 회의부터 액수와 제도 개선 등을 놓고 본격적인 조율을 벌일 전망이다.

한미는 지난달 7∼9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10차 협정 체결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고, 액수와 제도개선 방향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미측의 요구 수준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현 부담액의 1.5∼2배 수준을 희망한다는 전언도 나온다.이에 맞서 우리 측은 '국회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호혜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목표 하에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특히 현행 '총액 기준 제공'보다는 실소요에 맞춰 제공하는 등 방식으로 투명성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동맹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문제에서 확인된 가운데, 미측이 전략자산 전개비용 및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등의 '한국 부담'을 방위비 분담 맥락에서 정식 요구할지 여부, 그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 등이 관심을 모은다.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따라 1990년대부터 미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유지 비용을 부분적으로 한국이 부담토록 해왔다.올해의 경우 9천602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31일로 마감되기에 2019년 이후분에 대해 연내에 타결을 봐야 한다.

한편, 양국 협상 대표단은 10일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봤다.미 육군의 해외 기지 가운데 최대급으로 알려진 캠프 험프리스는 조성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기에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보여주는 현장의 하나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