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공습… 당신의 집안 공기는 안녕하십니까?

미세먼지·황사에 공기청정기 수요 ↑
'백색家電 대표선수' 교체 전망

삼성·LG·코웨이·쿠쿠홈시스 등
新제품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
냉장고, 에어컨 다음은 공기청정기. ‘백색가전 대표선수’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져 공기청정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냉장고를 넘어섰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공기청정기가 에어컨을 제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한 가정에서 한 대를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기청정기는 거실용 침실용 등 두 대 이상 구입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최근 정부는 3년 안에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기청정기 수요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가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자리잡으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생활가전업체들의 쟁탈전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떼었다 붙였다’ 진화하는 청정기경쟁이 치열해지자 최근 생활가전업체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의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다. 이 제품은 블록처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낮에는 넓은 거실에서 두 개의 제품을 결합해 대용량으로 사용하고, 밤에는 분리해 안방과 자녀방에서 나눠서 쓸 수 있다. 이사를 가거나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면 모듈을 추가로 구입해 용도에 따라 분리·결합해 사용하면 된다. 각 모듈은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분리·결합할 수 있다. 결합한 뒤에는 한 개의 전원을 이용해 하나의 제품처럼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서리를 곡선으로 마무리하고 메탈(금속) 소재를 써 디자인이 간결하고 유려하다”며 “거실 침실 등 어떤 공간에 놓아도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대용량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를 내놨다. 이 제품의 공기정화 용량은 158㎡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병원 식당 카페 등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좋다. ‘쾌속청정’ 모드를 작동하면 강력한 기류가 깨끗해진 공기를 먼 곳까지 전달해 최대 175㎡의 공기를 정화한다. 최근 유행하는 간결한 인테리어 트렌드에 맞춰 벽에 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소음 문제도 신경 썼다. LG전자 관계자는 “고성능 대형 제품임에도 소음이 적어 조용한 교실은 물론 도서관에서도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콘센트 없어도 ‘OK… 무선 청정기’전원선이 없는 무선 제품도 나왔다. 쿠쿠홈시스의 ‘인앤아웃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다. 이 제품은 휴대폰처럼 충전해 사용한다. 콘센트 위치에 상관없이 집안 어디에나 놓을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동형 바퀴가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움직일 수 있다. 3시간 충전해 최대 1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쿠쿠홈시스는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들여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인앤아웃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는 한 대를 여러 대로 활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벽걸이형 제품도 있다. 청호나이스의 ‘청호 식스웨이 멀티순환’ 공기청정기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어린이가 많이 뛰어노는 가정이나 어린이집, 공간이 협소한 장소에 안성맞춤”이라고 소개했다.

생활가전 렌털 1위 업체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베스트셀러는 ‘멀티액션’ 공기청정기다. 이 제품은 공기청정 성능이 뛰어나다. 깨끗한 공기를 내보내는 토출구를 전면과 상부에 배치해 멀리 떨어져 있는 넓은 공간까지 빠르게 청정한다. 가까운 공간을 빠르게 청정하는 멀티순환, 멀리 떨어진 장소를 빠르게 청정하는 집중순환, 넓은 공간을 고르게 청정하는 일반순환, 집 안 전체를 빠르게 청정하는 쾌속순환 등 네 가지 기능이 있어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87만 대, 2016년 100만 대에 이어 지난해 140만 대로 판매량이 2년 새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올해는 약 200만~250만 대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렌털시장에서도 무게 중심이 공기청정기로 이동하고 있다. 렌털시장을 이끈 정수기와 비데 등의 성장세가 최근 정체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