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드론 20기 군집비행 기술 기업에 이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1일 국내 드론 제작 회사인 드림비전스에 드론 군집 비행 기술을 이전했다고 발표했다.

드론이 일정한 대형을 갖추고 떼로 날아다니는 군집 비행은 지난 2월 평창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선보이며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 인텔은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쇼 영상을 공개해 군집 비행 최다 대수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 폐막식에서도 드론 300대를 실시간 움직여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이 하늘로 도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최대 20기의 드론이 군집 비행을 하는데 필요한 정밀 위치인식 기술과 통신기술, 비행제어 컴퓨터 시스템 관련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식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차가 10㎝미만인 실시간이동측위(RTK) 기술을 이용해 여러 대 드론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비행할 수 있다. 드론 조종에 필요한 무선 데이터를 줄이고 백업시스템을 추가해 오류가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문화 공연에 활용되고 있는 실외 군집비행 기술은 앞으로 인공지능(AI)와 결합해 실종자 탐색, 농작물 관리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 군집 비행 기술은 국내에서도 2013년 개발됐지만 실외용 군집 비행 기술이 민간 업체에 이전된 건 처음이다. 2015년과 2016년 실내용 군집 비행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한 게 전부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드론 기술을 개발해도 규제에 막히고 투자가 부족해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우연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보다 일부 기술이 떨어지지만 이번 기술 이전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군집 비행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