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엑스로 몰려간 전기차…제주 EV엑스포 흥행에 찬물?

'EV 트렌드 코리아 2018' 가보니…전기차 모터쇼 분위기
현대차, 재규어 등 신제품 아시아 첫 공개
5월 제주엑스포에 관람객 줄어들 듯
12일 코엑스에서 개막된 'EV 트렌드 코리아 2018' 박람회 . 오전 11시부터 일반 관람객이 입장해 오후 3시까지 2500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환경부 주최로 개막한 '제1회 EV 트렌트 코리아'는 전기자동차 모터쇼를 보는 듯했다.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 대부분이 참여하면서 다양한 전기차가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30대 남성 관람객은 "코나 일렉트릭과 BMW·테슬라 전기차를 보러왔다"며 "볼거리가 적진 않다"고 말했다.

◆ 코나 일렉트릭·I-페이스 등 국내 첫선현대자동차와 재규어는 국산과 수입을 대표하는 '투톱' 브랜드로 전시장을 꾸렸다. 두 회사 모두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첫 공개 신차)로 내놨던 '코나 일렉트릭'과 'I-페이스(PACE)' 전기차를 국내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에 코나를 비롯해 아이오닉, 넥쏘 등 친환경차를 출품했다. 이광국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은 "코나EV는 1만8000대 사전계약을 받았는데, 올해 1만200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다. 1회 충전으로 406㎞ 달릴 수 있다"며 신차를 직접 소개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상용차 별도부스도 마련했다. 이 곳에 전기버스를 전시하고 수소전기버스 2대로 코엑스 북문에서 수서고속철도(SRT)역까지 행사기간 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와 SM3 Z.E. 등이 전시된 르노삼성자동차 부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국내 판매를 앞둔 전기차 'I-페이스'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400e' 등 2종의 친환경차를 공개했다. I-페이스는 재규어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로 올 3분기 공식 판매가 이뤄진다. 90㎾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80㎞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랜드로버 브랜드는 올 4분기에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400e를 판매한다. 가격은 모두 1억원이 넘는다.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은 "재규어랜드로버는 2020년 모든 차종에 순수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BMW,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도 부스를 차리고 한국에 판매하는 대표 모델을 전시했다. 르노 트위지와 같은 초소형 전기차인 쎄미시스코의 D2,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등 중소업체 제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제조사도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
중국 BYD의 2층 전기버스
◆ 제주보다 관람 편해

서울지하철2호선 삼성역에 들어선 코엑스몰은 도심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춰 유동인구가 많다. 접근성이 용이한 만큼 오후엔 일반 관람객들이 모여들면서 전시장은 북적거렸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발표회 장소로 코엑스를 선택하면서 한 달 뒤 열리는 제5회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 행사는 5월초 열린다. 주요 업체들이 서울에서 신제품을 선보여 제주 전기차엑스포는 업계 관심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BMW 등 일부 업체들은 제주 행사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서울 전시회에 업체들이 몰려들면 규모 면에서 제주 엑스포와 자리바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60개사 400개 부스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15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전기 승용차뿐 아니라 전기이륜차, 전기화물차, 전기버스 등이 함께 전시됐다. 정책토론회, 전기차 사용자 포럼, 공개 세미나 및 시승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박람회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첫 회를 시작으로 매년 열릴 예정이어서 앞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박람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오후까지 3000명 이상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모델S 세단이 전시된 테슬라 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