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전시장 경선 결선투표행… 굳히기 vs 뒤집기

허태정 "대세론 형성됐다"…박영순 "막판 뒤집기 가능"
16∼17일 허태정·박영순 맞대결로 최종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선출 경선이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과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의 결선투표로 결정 나게 됐다.이제 시선은 이의제기 기간(48시간 이내)을 거친 후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결선투표에서 쏠리고 있다.

13일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선출 경선 결과 허태정 전 구청장이 42.50%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박영순 전 행정관과 이상민 의원이 각각 30.63%와 26.87%로 뒤를 이었다.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한 민주당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허 전 구청장과 박 전 행정관은 오는 16일부터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1위로 예선전을 통과한 허태정 전 구청장은 초기에 대세론의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고, 2위를 한 박 전 행정관은 어떤 식으로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두 후보는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20% 넘는 지지를 받은 이상민 의원 지지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 전 구청장 측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대전 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결선투표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가며 직진 행보를 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주말을 통해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주말 이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4∼15일은 단순한 이틀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허 전 구청장 측의 판단이다.

그는 재선 유성구청장으로 유성을 전국 최고의 도시로 만들었다는 점과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력과 행정력을 겸비한 '준비된 시장'이라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특히 결선투표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야 6월 13일 치러지는 본선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허 전 구청장 측은 보고 있다.

따라서 주말 동안 당원들을 만나거나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일정을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구청장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저에게 힘을 몰아달라.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며 "그 선택을 엄숙히 받들어 민주당의 역사를 빛내는 자랑스러운 대전시장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 전 행정관 측은 늦게 경선에 뛰어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며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주말 동안 참여정부 행정관과 문재인 정부 선임행정관을 지낸 경력을 토대로 한 중앙 정치권과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를 선거인단에게 알려낸다면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통직통'이라는 선거 캠프 명칭이 말해주듯 문재인 정부 실세들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대전의 난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수차례 낙선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당을 지켜온 점과 대전시 정무특보로서 시정에 참여한 점 등을 호소하면 결선투표에서 '반전 드라마'가 가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전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대전시정에 반영하라는 시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전의 영광을 재현하고 시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밤낮없이 뛰겠다"고 말했다.

20% 중반의 이 의원 지지 표심도 결선투표의 향배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이 의원 지지자들이 '86세대의 친문 성향'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허 전 구청장과 박 전 행정관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권리당원 표심과 시민여론을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50%씩 반영하는 경선방식이어서 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대세론을 따라가거나 두 후보가 비슷하게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반면 결선투표가 1대 1 맞대결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의원 지지층 일부만이라도 한쪽 편을 들어준다면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