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게는 옛말… 이상한파 탓에 어획량 급감·가격 급등

마트 매장에서는 봄 생물 꽃게 대신 냉동 꽃게 매출 '쑥'

지난 겨울 이상 한파의 영향으로 봄철 대표 수산물인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냉동 꽃게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이마트가 지난 1∼12일 꽃게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8 대 2 수준이던 생물 꽃게와 냉동 꽃게의 매출 비중이 1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에는 이마트에서 생물 꽃게 매출 비중이 79.2%, 냉동 꽃게는 20.8%였으나, 올해 4월 들어서는 생물 꽃게 비중은 11.3%에 그친 반면 냉동 꽃게는 88.7%까지 높아졌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올해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국내 주요 꽃게 산지 중 하나인 보령수협 경매 위판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2일 꽃게 위판량은 18t으로 작년 동기의 22t보다 20%가량 감소했다.

위판량이 감소하자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4월 1∼12일 꽃게 평균 경매 가격은 1kg에 2만9천700원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kg에 3만3천600원으로 13.1% 상승했다.산지 가격이 상승하자 소매가도 뛰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마트에서 100g당 3천950원이던 생물 꽃게 가격은 올해 4월에는 4천580원으로 16% 올랐다.

이처럼 생물 꽃게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1∼12일 생물 꽃게 매출은 전년 대비 93.6% 급감했다.이 기간 이마트에서 생물 꽃게를 구입한 고객도 지난해 8천51명에서 올해는 500명으로 93.8% 감소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냉동 꽃게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이마트에서 14일 현재 100g당 1천890원에 판매 중인 냉동 꽃게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2.2% 급증했다.

올해 생물 꽃게 어획량이 급감한 것은 지난 겨울 한반도를 강타한 이상 한파의 영향으로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아져 꽃게 유생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올겨울 수온이 2도가량 낮아지면서 꽃게 유생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어획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꽃게 주산지인 인천 앞바다에서는 올겨울 기록적 한파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유빙(流氷)이 관측되기도 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봄어기 인천해역 전체 꽃게 어획량이 1천200∼1천700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연평어장 어획량은 300∼420t에 그쳐 지난해 봄어기 어획량 602t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이상훈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지난해 가을부터 꽃게 어획량이 감소하자 올해 봄에도 어획량 감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9∼11월 가을 꽃게 150t을 사들여 냉동으로 비축했다"며 "올해는 물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른 생물 꽃게 대신 냉동 꽃게를 찾는 고객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