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데이터랩] 20대 국회 '개미와 베짱이'…김무성 등 법안 대표발의 '0건'

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DJ래빗]
6.13 지방선거 특집 ② 20대 국회 '개미와 베짱이'

20대 국회, 누가 법 열심히 만드나?
결석왕 - 베짱이 2관왕 '불명예' 6명

김무성, 이수혁 의원 법안 대표발의 無
박광온 대표발의 254회 1위, 황주홍 2위

유독 저조한 자유한국당 정당 발의율
"출석률 낮으면, 법안 발의도 잘 안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장 40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국회의 헌법적 권능은 '입법'입니다. 국회는 '국민대표자회의'의 줄임말.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의 일꾼인 국회의원이 해야하는 일은 첫째도 입법, 둘째도 입법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20대 국회의원 293명은 국민을 대표해 정말 법을 잘 만들고 있을까요? 본회의 출석률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이라면 모름지기 법을 열심히 만들어야 합니다.그래서 뉴스래빗 데이터랩이 확인해봤습니다. '19대,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에 이어 20대 국회 '대표 법안 발의 현황'입니다.

법안 발의는 입법의 시작입니다. 팍팍한 국민의 삶을 그나마 윤택하게 하고, 더는 억울한 일 없게 좋은 법 만들어 달라고, 국민은 한푼한푼 세금으로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합니다.

국회의원에게 1인당 연봉 1억3796만1920원(월 평균 1149만6820원 · 제20대 국회 종합안내서)을 주고, 최대 9명 직원을 '입법보좌관', '입법보조원'이라는 명목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여기에 차량유지비, 기름값, 활동비 등등 명목으로 국회의원 1명이 1년에 쓰는 세비는 6억~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20대 국회의원이 현재 293명(정원 300명)이니 한해 2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이죠. 이렇게 많은 세금을 쓰는 국회의원들, 과연 본분인 법을 잘 만들고 있을까요? 뉴스래빗이 '[국회 데이터랩] 1편 20대 국회 결석왕 출석왕' 에 이어 20대 국회 법안 발의 현황을 데이터 저널리즘 기법으로 3회 연속 분석합니다 !.!
▶ 20대 국회 '개미와 베짱이'…김무성 등 대표 발의 0건
2. 20대 국회 입법 타율왕 톱20…박광온 등 개근왕-가결왕 '2관왕'
3. 단 2.6%…5~8선 중진의원들, 발의 안하나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
출처 :) 공공데이터포털 오픈API - 의안 정보 제공 서비스 대상 :) 현직 국회의원 293명의 대표발의(공동발의 제외) 법률안(결의안 등 다른 의안 제외) 기간 :) 2016년 6월 9일 ~ 2018년 4월 17일 오전 11시까지 678일 특이사항 :) 입안절차 특성상 '공동'발의 횟수는 뺐습니다. 전 국회 보좌관 김모씨에 따르면 실제로 발의 요건(의원 10명 이상의 동의)을 채우기 위해 보좌관들이 다른 의원실에 도장을 받으러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공동발의로 이름만 올린 경우가 아니라 해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법안만 집계했습니다.

# 대표 발의가 중요한 이유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려면 최소 9명 동료 의원의 찬성 사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본인을 포함해 최소 10명 동의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 찬성 사인을 받기 위해 대표 발의 의원실 입법보좌관들은 다른 의원실을 동분서주하죠. 일종의 '품앗이'입니다. 이번에 A의원이 사인을 도와주면 다음엔 A의원 대표 발의 때 다른 의원실도 해주는 식이죠.
국회법 제2절 제79조, 의안의 발의 또는 제출
① 의원은 10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안을 발의할 수 있다.

② 의안을 발의하는 의원은 그 안을 갖추고 이유를 붙여 찬성자와 연서하여 이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의원이 법률안을 발의할 때에는 발의의원과 찬성의원을 구분하되, 법률안 제명의 부제(副題)로 발의의원의 성명을 기재한다. 다만, 발의의원이 2명 이상인 경우에는 대표발의의원 1명을 명시(明示)하여야 한다.

그러다 보니 1개 법안이 발의 될 때 최소 9명 의원의 동의 혹은 참여가 필요합니다. 뉴스래빗이 20대 국회 법안 발의 현황을 조사한 678일 간 발의된 1만1123건 대표 법안 발의에 함께 찬성 사인한 동료 의원 수는 14만5455명에 이릅니다. 13만4332명 의원 사인은 공동 발의입니다. 그러니까 발의된 법안 1건 당 13명의 동료 의원이 이름도 함께 올라간 거죠.그래서 대표 법안 발의가 중요합니다. 해당 의원 및 의원실 입법보좌관 입법보조원 등이 밤을 새우며 법안을 짜고, 입법조사처의 다양한 자료를 구해 초안을 만들어낸 거니까요. 그리고 다른 동료 의원실 찬성 도장도 발품을 팔아 찍어 비로서 '법안 발의'를 한 겁니다.

대표 발의를 많이 한 20대 국회의원이 누군지, 적게한 의원은 누군지를 이번 '개미와 베짱이' 데이터저널리즘 3부작에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유입니다 !.!

#1.20대 국회 '베짱이' 톱 21
= 김무성-이수혁, 대표발의 '0' 꼴찌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0건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네요. 김무성 의원은 2017년 3월 7일 '한국의 사드 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법률안이 아닌 결의안입니다. 이수혁 의원은 2017년 6월 22일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의 뒤를 이어 비례대표직을 이어 받았습니다.

베짱의원은 모두 김무성, 이수혁, 여상규, 진영, 최경환(자유한국당, 2018년 1월 4일 구속), 이군현, 서청원, 이해찬, 조원진, 김재원, 홍문종, 정세균, 김재경, 정양석, 이종구, 이진복, 조응천, 이상돈, 홍일표, 심기준, 이정현, 심기준, 이정현 의원이 공동 20위로 모두 스물한 명 입니다.

다만 정세균 국회의장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대표 법안 발의가 5건이지만 국회의장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6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 의장은 2016년 5월 30일부터 2018년 5월 29일까지 2년 임기의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은 발의 법안을 접수받고, 입법 처리를 관할하는 자리입니다.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국회법으로 보장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당적에 기반한 법안 발의를 잘 하지 않는 관례가 있어 대표 발의 수는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 의장은 △ 디지털기반 산업 기본법안(정세균 등 21인), △ 일경험수련생 보호에 관한 법률안(정세균 등 58인), △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정세균 등 108인),
△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정세균 등 108인), △ 청년세법안(정세균 등 108인) 5개 법안을 20대에 대표 발의했습니다. 현재 5개 법안은 상임위 등에 계류 중입니다.

공동 20위인 심기준 의원도 비례대표직 승계로 다른 '베짱이' 의원에 비해 의원 활동 기간이 10개월 가량 짧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7년 3월 14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직을 승계했습니다.

#2. 결석왕-베짱이 2관왕 '불명예' 6명
= 김무성, 최경환(자유한국당), 서청원, 이해찬, 홍문종, 조원진

베짱의원 정당분포는 자유한국당 12명, 더불어민주당 5명, 무소속 2명, 바른미래당 1명, 대한애국당 1명입니다.

뉴스래빗은 [국회 데이터랩] 1편에서 20대 국회 무단결석 현황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단독] 20대 국회 '결석왕' 서청원…톱20 중 17명 자유한국당 http://bit.ly/국회결석왕

무단결석이 많은 상위 20명 의원은 서청원, 김용태, 한선교, 조원진, 유승민, 홍문종, 김무성, 윤한홍, 이우현, 이해찬, 김석기, 홍문표, 김광림, 김성찬, 이철우, 김정훈, 박명재, 이장우, 최경환(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었죠.

무단결석왕 상위 20명 가운데 김무성, 최경환(자유한국당), 서청원, 이해찬, 홍문종, 조원진 의원은 6명은 '베짱이' 명단에도 이름을 또 올렸습니다.



결석왕에 이어 베짱이까지 '불명예 2관왕'이네요. 이 6명 의원은 다른 무슨 일이 그리 바쁘시기에 본회의 출석도, 대표 법안 발의도 잘 안하는 걸까요?

#3. 20대 국회 '개미' 톱 20
= 박광온 254건 1위, 황주홍 246건 2위

대표발의 횟수가 많은 개미의원들입니다. 박광온 의원은 무려 254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네요. 집계 기간인 678일 동안 254개를 발의하려면 2.7일에 한 번 발의해야 됩니다. 678일 동안 하나도 안 한 의원과 비교되네요. 2위는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입니다. 8개 차이로 아쉽게 2등을 기록했습니다. 그 아래 그룹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개미의원은 모두 박광온, 황주홍, 박정, 이찬열, 이명수, 설훈, 주승용, 김도읍, 박홍근, 김상화, 김관영, 윤소하, 정춘숙, 남인순, 함진규, 박주민, 최도자, 양승조, 진선미, 김승희 의원입니다. 정당분포는 더불어민주당 9명, 바른미래당 5명, 자유한국당 4명, 민주평화당 1명, 정의당 1명이네요.

#4. 정당별 평균 대표발의 현황
= 저조한 자유한국당, 출석-발의 상관관계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이 대표 법안 발의 평균 45건에서 48건 사이로 근소한 차이를 보입니다. 민주평화당은 표준편차가 59.14로 의원간 발의 횟수 차이가 다른 정당보다 컸습니다. 많이 하는 의원은 많이 하고, 적게 하는 의원은 또 적다는 거죠.

유독 자유한국당이 26.93 건으로 저조합니다.

뉴스래빗은 [국회 데이터랩] 1편 20대 국회 정당별 무단결석 현황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단독] 20대 국회 무단결석 톱20 중 17명 자유한국당 http://bit.ly/국회결석왕
자유한국당이 여당이던 새누리당 시절에도, 야당인 현재도 19대 20대 국회 모두 정당 무단결석률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수당은 여당일 때도, 야당일 때도 무단 결석을 많이 한다는 뜻이죠.

"국회 출석률이 낮으면, 법안 발의도 잘 안한다" 이 가설은 성립하는 걸까요.

완벽한 증명은 어렵습니다. 다만 "성실한 학생이 공부도 잘한다", "근태가 좋은 직장인이 일도 잘한다" 같은 사회의 일반적 인식들이 국회의원에도 적용되는 건 아닐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법안 발의를 많이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닙니다. 정당별, 정파적 특정 이해관계에 따라 쏟아지는 규제 관련 법안 발의도 많으니까요. 1만1123건에 이르는 법안 발의 내용과 의도까지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으로 분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뉴스래빗은 그래서 #국회데이터랩 2편에서 발의된 법안 가운데 실제 본회의 통과(가결)로 이어진 전수를 분석해 보여드립니다. 가결은 여당과 여당이 이견에 합의점을 도출, 실제 입법에 찬성한 사례들이니까요 , 2편으로 이동하시죠 !.!
▽ 뉴스래빗 #국회데이터랩 시리즈 2편
20대 국회 입법 타율왕 톱20…박광온 등 개근왕-가결왕 '2관왕' 이동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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