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률 처음으로 50% 밑돌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에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사상 처음 50% 아래로 내려갔다. 합격자 증원을 둘러싸고 로스쿨 측과 대한변호사협회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는 20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를 열어 2018년도 제7회 변시 합격자 수를 1599명(총 응시자 3240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합격자 수만 놓고보면 지난해( 1593명)보다 6명 늘어났지만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49.35%로 전년도 51.45%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법무부 관계자는 “변시 합격률을 입학정원의 75%(1500명)로 하자는 기준을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선 50%대의 합격률이 유지될 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법조계에서는 162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해 절반 이상의 응시자가 변호사 자격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였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 합격자를 늘리는 데 강하게 반발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2009년 출범한 로스쿨 1기생들이 2012년 치룬 제1회 변시의 합격률은 87.25%였지만 이후 매년 떨어져 작년 제6회 때는 51.45%로까지 내려 앉았다. 입학정원 2000명인 현 기준이 유지되면 장기적으로 합격률이 20%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변협은 정부에 합격자 수 감축과 함께 법조 관련 직역의 수급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로스쿨 측은 “변시 합격자 수를 늘려 로스쿨 제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