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문제로 곤욕치른 수치, 아세안 정상회의 첫 불참

사진=연합뉴스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묵인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지난달 호주-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서 곤욕을 치렀던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오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저 타이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수치 자문역이 이번 주말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그를 대신해 윈 민트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집권 후 처음이다.

2015년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군부가 제정한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국가자문역이라는 직책을 신설하고 외무장관직까지 겸직하면서 실권을 행사해온 수치는, 지난 2016년 라오스, 지난해 필리핀에서 각각 2차례씩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개근했다.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수치의 정상회의 불참 사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로힝야족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이 이번 정상회의 불참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시드니 시내에서는 시위대가 수치 자문역을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표지판을 들고 1991년 수치에 주어진 노벨평화상을 박탈하라는 시위를 벌였다.일부 변호사들은 수치 국가자문역을 인권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사인소추'(私人訴追)를 추진했으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수치 면전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수치는 컨디션 악화를 이유로 한 연구소 행사의 기조연설을 취소했고,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다만, 수치는 지난 19∼20일 이틀간의 베트남 방문 일정은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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