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팬 "그러거나 말거나 '이니블루'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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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건으로 '팬덤 정치' 우려 커졌지만…남북한 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드루킹 게이트’로 인해 정치인 개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팬덤 정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댓글 연루된 카페 운영자 등
취임 1주년 대대적 이벤트
'비판없는 맹목적 지지' 우려도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공식 팬카페(문팬)’는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제작, 게시하기 위해 후원금과 자원봉사자를 모집 중이다. 회담 당일에는 판문점으로 가는 길목에서 대형 거리응원도 펼칠 계획이다.
이 카페는 운영진 ‘지리산반달곰’이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과 함께 지난해 4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 작업을 하면서 검찰에 고발당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카페 운영진이 “왜곡, 호도되고 급기야 문팬과 연관 지으려는 일부 언론의 덧씌우기 보도와 관련해 해당 사건과 관련이 있는 전직 운영진 일동은 사실확인과 함께 일부 언론의 선정성 보도에 대해 준엄하게 경고한다”고 밝히고 다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문팬 밖에서도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이벤트와 ‘문템(문재인 아이템)’이 쏟아지고 있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통령 경호처가 열고 있는 사진전 이벤트가 인기다. 인스타그램 등에 ‘대통령과함께’ ‘내가찍은대통령’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문 대통령 사진을 게재하는 이벤트로, 이렇게 올라온 사진이 24일 총 2700여 개에 달했다.아이돌을 추종하듯 대통령 개인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지지자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표를 준 뒤엔 감시와 견제를 하는 것이 지지자들의 책무”라며 “정책에 대한 지적도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행태가 계속되면 사회적 갈등만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