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돈 흐름' 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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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온 美 국채금리 年 3% 시대미국 채권시장 지표금리인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23일(현지시간) 4년 만에 연 3%를 넘었다. 이 여파로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초강세를 보였고, 한국 증시에선 외국인이 3거래일간 1조2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 무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3거래일간 주식 1.2兆 순매도…달러 초강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0.014%포인트 오른 연 2.976%에 마감했지만, 한때 연 3.001%까지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24일에는 연 3.003%까지 올랐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연 3%를 넘은 것은 201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 ‘연 3% 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10년물 금리는 작년 9월만 해도 연 2%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 경기 회복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금리가 오르자 달러화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지난달 1일 이후 최고(유로당 1.2198달러)를 기록했고 엔화 대비로는 두 달여 만에 최고(달러당 108.755엔)로 치솟았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7원80전 오른 1076원80전에 마감(원화 약세, 달러 강세)했다. 최근 3거래일간 15원 뛰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438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0.4%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국내 증시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스트래티가스리서치 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론 기술분석부문장은 “자금시장의 기조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주용석/하헌형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