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駐韓대사에 해리스 내정"

한반도 '운명의 한 주'
남북정상회담 D-1

당초 駐호주대사 지명됐지만
폼페이오 요청에 변경한 듯
현역 4성장군인 對北 강경파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사진)이 장기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앞서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한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해리스 사령관의 주호주 대사 인준을 위한 상원 청문회도 갑자기 취소했다. 해리스 사령관의 주한 미국대사 재지명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중앙정보국 국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도 이날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이 존 설리번 미 국무장관 대행으로부터 이 같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비숍 장관은 “해리스 사령관이 주호주 미국대사로 오는 것을 환영하긴 했지만 미국이 한반도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1월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이임한 뒤 16개월 동안 공석으로, 마크 내퍼 대사 대리가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해리스 사령관은 1956년 일본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서 해군 중사로 복무한 미국인 부친과 일본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8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정찰기 조종사를 시작으로 전술장교, 해군 참모차장, 6함대사령관, 합참의장 보좌관, 태평양함대사령관 등을 지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론 처음으로 해군 제독에 올랐다. 2015년에는 주한 미군사령부를 휘하에 둔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에 취임했다.해리스 사령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인물로 대북한·대중국 강경파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변덕스러운 지도자 김정은의 수중에서 결합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은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많은 사람이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나는 그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의 부친은 해군 항해사로 6·25전쟁에도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1950년대 중반까지 약 2년간 한국에 살며 미 해군 군사고문단(현재의 주한 미 해군사령부·CNFK)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경남 진해에서 한국 항해사들에게 선박 엔진과 관련한 기술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