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김범수의 꿈 "가수 생활 50년·빌보드 재진입"

김범수가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가수 생활 50년, 그리고 빌보드 재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장기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론칭했다.

김범수는 '메이크 20(MAKE 20)' 프로젝트 론칭을 기념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프리미엄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메이크 20'은 과거의 음악 재탄생(re.MAKE), 새롭게 선보이는 음악(new.MAKE) 그리고 컬래버레이션 음악(we.MAKE)까지 세 가지 키워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김범수는 "음반 시장과 전체적인 트렌드 동향이 내가 음악을 시작할 때와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요즘 시대 맞춤형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됐다"며 "20년 동안 해온 음악을 정리하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음악을 해나가야겠다는 포부와 다짐을 넣은 당찬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첫 싱글을 시작으로 총 20곡의 신곡을 순차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따로 발표 기한을 정하진 않았다. 시간에 쫓겨 곡을 완성하기보다는 곡의 퀄리티를 더욱 높이기 위함이다.'메이크 20' 포문을 열 '난 널 사랑해'는 26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지난 1996년 발매된 가수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김범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곡이다. 이전 세대에게는 향수를, 현 세대에게는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범수는 "'월간 윤종신'을 보며 부지런함과 성실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프로젝트가 브랜드화 될 뿐만 아니라 국민 히트곡도 탄생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할 자신은 없다. 좋은 음악 파트너나 프로듀서를 만나고 영감을 얻은 대로 발표할 생각이다. 굉장히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음원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 프로젝트라 처음부터 전력질주를 하지 않으려 한다. '난 널 사랑해'는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가사가 주는 스토리가 남녀에 국한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넓은 의미의 사랑을 담아 전달해드리고 싶었다. 요즘 같은 건조한 시대에 단비같이 위로될 수 있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프로젝트는 단순히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형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퇴보하지 않고, 김범수가 대중에게 새롭게 제시하는 새로운 음악 플랫폼으로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김범수는 약 20곡을 발표한 뒤 두 개의 음반으로 나눠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할 생각이다. 트렌드와 시대가 비뀌어도 과거에 대한 향수가 있으며, 이를 계승하며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뜻한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로 CD뿐만 아니라 LP판 발매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는 "가장 신선한 에너지로 작품을 안겨드리고 싶을 때마다 곡을 만들고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조금이라도 지쳐있는 상태로 기한을 맞추고 싶진 않다. 음원이 순환되는 시기도 빠른 시대인데 나는 좀 더 아날로그 방식을 택하고 싶고 천천히 걸어가는 느낌의 프로젝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가수 인생에 있어 두 가지 목표를 밝혔다. 첫 번째는 빌보드 재진입, 두 번째는 가수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것이다.

김범수는 "싸이도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2위를 할 생각으로 작곡한 것이 아니다. 나는 한국적인 노래가 가장 글로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열심히 하고 있으면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해외 시장도 계속해서 많이 두드리면서 국위선양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50년 동안 노래하는 게 목표인데 아직 반도 안 왔다. 이번이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20년간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그는 "조금 더 내 목소리를 내고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많은 대중이 내 음악을 챙겨듣고 싶어 하도록 계속 음악 작업을 하려 한다"며 "조금이나마 현재 대중 음악계에 편향되어 있는 구조, 개선해나가야 할 점들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큰 포부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