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장 "올 성장률 2.8%보다 상향조정… 소비증대 영향"

손상호 신임 원장 인터뷰…"금융권 3대 현안은 부채·디지털금융·소비자보호"

"소비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활성화되고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서 수출 여건도 개선될 전망입니다.지난해 10월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는데 다음 달에 예상치를 내놓을 때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손상호 신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소비증대를 예상하며 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손 원장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임시 고용이 늘어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하반기에는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경쟁국의 통화가 강세를 띠고 있으므로 (원화 강세 때문에)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8%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상향 조정하면 한국은행과 정부, 해외 국제기구의 전망치와 발을 맞추는 셈이 된다.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2018년도 경제성장률을 2.9%로 제시한 뒤 올해 1월 이를 3.0%로 올려잡았다.

기획재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각각 한국 경제가 3.0%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민간 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여전히 2.8%로 제시 중이다.손 원장은 한국 금융의 3가지 현안으로 가계 및 기업부채와 디지털 금융 전환, 금융소비자 보호를 꼽았다.

이를 위해 연구원 내 미래금융연구센터는 디지털금융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금융소비자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전임 원장 시절 설립된 가계부채연구센터와 기업부채연구센터는 유지했다.

손 원장은 "디지털 금융은 안으로 들어가면 이과적인 기술이 필요하고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사회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연구하기에 난해한 분야지만 계간지도 만들고 3개 분과로 나눠 연구를 선제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핀테크(FIN-Tech) 산업에 관해서는 소매 금융 분야에서 주로 확산하는 것이 한계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업 금융은 디지털로는 한계가 있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P2P금융이나 해외송금 등 언번들링(분리)이 이뤄지지만, 장기적으로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틈새시장은 몇몇 혁신 기업이 이끌고 규모가 큰 아날로그 금융사가 기술기업을 흡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원장은 핀테크 산업 육성과 관련해 "영국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영국과 법규제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영국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가 (산업의) 심판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팀 감독 역할까지 해주던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며 "이와 같은 인식과 구조가 바뀌어야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지난달 제9대 금융연구원장으로 선출됐다.임기는 3년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