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특성 살려 지원"… 色다른 재능기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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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SW 인재양성 아카데미' 운영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복지단체에 기부금과 연탄, 라면 등을 전달하는 방식은 ‘구식’이 됐다. 자신들의 전공을 활용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기업이 많다. 이동통신사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산불 감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정비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회계시스템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경영평가에 적용하는 기업도 있다.
현대車그룹 - 개도국에 정비기술 노하우 전파
SK그룹 - 회계 시스템에 사회적 가치 반영
LG유플러스 - 산불진화·감시용 'IoT헬멧' 지원
◆산불 감시하고, 자녀 돌보고LG유플러스는 통신 기술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에 산불 진화·감시에 활용할 수 있는 ‘IoT 헬멧’ 장비와 36개월 통신요금을 무상 지원했다. IoT 헬멧에는 LTE 모뎀, 카메라, 무전 기능,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적용했다. 산불이 나면 도청과 시·군 산림부서는 관제시스템에 접속해 헬멧 9대에서 전송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취약계층 아동 지원 사업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동양육시설 50여 곳에 ‘U+인터넷과 U+tv 및 키즈월정액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이 TV를 통해 학습 콘텐츠와 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49인치 LED TV 20대도 지원했다. 보건복지부와 함께 취약계층 아동 4000여 명에게 실종 예방을 위한 트래커 ‘U+위치알리미’도 보급했다. 실시간 위치 조회, SOS 긴급호출, 안심지역 이탈 알림 기능이 있어 자녀의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면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꼽힌다.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처음 소프트웨어를 접하는 청소년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16년까지 학생 4만 명, 교사 140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 스쿨도 있다. 스마트 스쿨은 교실에 태블릿PC 갤럭시노트와 전자칠판, 삼성 스마트스쿨 솔루션, 무선 네트워크 등을 설치해 교육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연간 약 10억원에 이르는 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교사의 스마트기기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30시간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대차그룹, 중국 내 기업 중 사회공헌 1위
현대자동차그룹은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기업공익발전지수’ 평가에서 중국 내 전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는 기업사회책임(CSR) 분야 평가기관이다. 매년 총 300개의 중국 내 국유기업, 민영기업, 외자기업을 평가해 점수와 순위를 공개한다.이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사회문제 해결에 꾸준히 참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네이멍구 사막화 방지사업인 현대그린존 사업과 재해 및 빈곤지역 주택 재건사업을 장기간 운영 중이다. 또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한 기아 키즈오토파크, 중국 세계문화유산 보호활동, 부모가 외지로 나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농촌 아동을 보호하는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정비기술 교육시설 ‘현대 드림센터’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 지역에서 현대 드림센터 문을 열었다. 가나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에 이은 다섯 번째 드림센터다.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생의 수준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 3개 코스로 나눠 6개월씩 1년에 두 번 진행한다.◆SK그룹, ‘사회적 가치’ 회계장부에 반영
SK그룹은 회사 정관을 바꿔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도 회계 장부에 표시하는 ‘더블 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을 구축하기로 했다. 빈곤, 실업,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의 기여도를 정량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 계열사들의 경영평가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한국 기업 중 사회적 가치를 회계 시스템에 반영하고 핵심 경영평가 요소로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이와 함께 올 상반기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연구하는 재단인 ‘사회적기업연구원’을 설립한다. 연구원에서는 그동안 SK그룹 내부에서 진행했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정교하게 가다듬을 방침이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그 가치에 비례해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SK는 2016년 44개 사회적 기업에 30억원, 지난해 93개 기업에 약 50억원의 SPC를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의 소셜벤처 지원에 SK그룹의 SPC 제도가 적용된다. 민간이 아니라 정부에서 이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