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동차 조명 사업 육성…'1조4400억원' 투자(종합)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제조사 'ZKW' 인수
BMW·벤츠 등에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공급
"혁신제품 앞세워 자동차용 조명업계 선도"
세계 최대 자동차 헤드라이트 업체인 ZKW의 한 직원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LG전자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인 ZKW를 인수한다고 26일 밝혔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BMW·벤츠·아우디·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이 ZKW의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다. ZKW는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5위권에 랭크된 선두업체다.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ZKW의 지분 70%를 7억7000만 유로(약 1조10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LG도 이 회사 지분 30%를 3억3천만 유로(약 4332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 LG그룹이 지분 100%를 11억 유로(약 1조4440억원)에 인수한 셈이다.

이번 ZKW 인수로 자동차 부품 사업 중 '자동차용 조명 사업'이라는 성장동력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티어1(Tier 1)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그 동안 ▲인포테인먼트 기기 ▲전기차 솔루션 ▲안전 및 편의장치 세 가지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대해 왔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C사업본부는 지난 해 전년 대비 26% 증가한 3조48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했다.ZKW의 지난해 매출은 약 12억6000만 유로(약 1조6500억 원)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램프 내 광원을 픽셀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양산에도 성공했다. 이 제품은 상향등을 켜고 주행할 경우에도 반대 차선 운전자가 눈이 부실 수 있는 부분의 빛을 꺼주는 식으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용 조명 시장은 지난해 245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290억 달러(약 33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헤드램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07억 달러(약 24조원)로 전체 자동차용 조명 시장의 70%가 넘으며, 2020년까지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ZKW를 인수한 LG전자가 주력할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업체가 차세대 광원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높다.LG전자는 최근 오픈한 융복합 연구개발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자율주행 분야 차세대 제품 개발 등 글로벌 자동차용 조명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양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순 조명 기능을 넘어 자율주행 카메라를 비롯한 센서 및 차량용 통신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정보나 경고를 고해상도로 노면에 표시해 주는 인텔리전트 라이팅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인수 후에도 ZKW는 현재의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며 오스트리아 현지 직원들의 고용도 최소 5년 간 유지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LG전자의 앞선 IT기술과 ZKW의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용 라이팅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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