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안되겠네" 일본은행, 금리 동결·물가 목표 후퇴

올 물가전망치 0.1%포인트↓…'내년 물가목표 달성' 문구 삭제
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도 현재의 0% 유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물가달성 목표에서 후퇴하고 경기 부양책을 유지하기로 했다.일본은행은 27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도 지금처럼 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016년 1월 기준금리를 -0.1%로 낮춰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갔으며, 이후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다.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이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는 반면 일본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게 됐다.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간 연 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동결 8표, 반대 1표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가 연임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일본은행이 구로다 2기를 맞아 긴축 카드를 꺼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에 미달하고 있어 서둘러 경기 부양책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올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전망치도 1.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1.4%에서 0.1%포인트 내린 것이다.2019회계연도에 2% 정도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겠다는 문구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처음으로 삭제됐다.

이번 금리 동결은 특히 미 국채금리가 10년물 기준 3%를 상회하며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다이와증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노구치 마이코는 "구로다 총재가 경기 부양책의 지속을 강조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며 "미 국채금리 상승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렸고, 일본은행은 이러한 흐름을 지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