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하남 포웰시티' 소형이 대형보다 2억원 이상 비싼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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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평균 분양가 허점 이용‘하남 포웰시티’에서 전용 73㎡의 일부 분양가가 전용 84㎡ 일부 분양가 보다 높은 ‘분양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84㎡ 평균 분양가를 낮게 보이게 하기 위해 1가구씩 밖에 모집하지 않는 저층 가구의 분양가를 최대한 낮게 잡은 영향이다. 4가구 공급되는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큰 평형 분양가보다 무려 3억원이나 비쌌다. 별동(棟)으로 사실상 단독주택처럼 짓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하남 감이동에서 공급하는 하남 포웰시티는 감일지구의 첫 민간분양 아파트로 27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했다.
평균가격 낮아보이려 '꼼수'
◆작은 평형이 최대 1700만원 더 비싸하남 포웰시티는 지하 4층~지상 30층, 24개동, 2603가구로 이뤄졌다. B6블록에 들어서는 전용 74㎡ 분양가는 4억5200만~5억17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중 일부동 20층 이상 66가구 분양가는 5억1700만원에 책정됐다. 전용 84㎡ 저층보다 비싼 가격이다. 전용 84㎡ 606동의 1층은 5억원, 2층은 5억600만원, 3층은 5억1100만원이다. 각각 1가구씩 공급된다. 601·602·603·606동에 있는 1층 7가구는 5억1600만원이다. 전용 74㎡ 분양가격이 전용 84㎡ 분양가보다 최고 1700만원 비싼 것이다.
84㎡ 평균 분양가를 낮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이처럼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많은 가구를 모집하는 고층 분양가를 늘리고 적은 가구를 공급하는 저층의 분양가를 낮췄다는 지적이다. 저층 분양가를 낮춰도 건설사는 별 손해가 없다. 4층 이하 저층은 각각 1~5가구 모집에 그치는 까닭이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분양한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에서도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전용 84㎡ 1층 분양가는 5억9000만원으로 전용 59㎡ 분양가(7억원 후반~8억원 초반)보다 저렴했다. 한 분양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억제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울며겨자 먹기로 평균 분양가를 낮추고 있다”며 “분양가를 최대한 낮춘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공급 가구수가 적은 가구의 분양가를 뚝 떨어뜨리는 꼼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UG는 평균 분양가를 분양가구수까지 감안해 가중평균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평균해 산출한다.◆테라스하우스는 2억원 이상 더 비싸
C3블록에 들어서는 전용 90㎡T 주택형은 1~2층임에도 총 분양가가 8억3200만원에 달했다. 면적이 더 넓은 전용 99㎡A의 1층 분양가(6억200만원)과 비교하면 2억3000만원 비싸다. 동일 평형 20층 이상 분양가(6억300만원)보다는 2억2900만원 더 높다. 동일 평형 1층 분양가(5억2700만원)와 비교하면 무려 3억500만원 비싸다.
이같은 분양가 차이는 테라스 하우스의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이라는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90㎡T는 309동에 4가구만 공급한다. 한 개 동을 아예 따로 배치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단독주택 형태로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오히려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본다. 이충현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테라스 하우스의 가치를 10억~12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로 총액이 정해져 있는 까닭에 당초 생각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인근 지역보다 3.3㎡당 700만원 저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남 포웰시티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자들이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하남 포웰시티의 3.3㎡ 분양가를 보면 B6블록은 1526만~1699만원이다. C2블록은 1509만~2056만원, C3블록은 테라스 하우스를 제외하면 1498만~1786만원이다. 인근에서 작년 12우러 분양한 e편한세상 송파 파크 센트럴의 3.3㎡(평)당 분양가(2254만~2548만원)보다 3.3㎡당 700만원 정도 저렴하다.
e편한세상 송파 파크 센트럴에서 가장 저렴한 분양가는 전용 59㎡D 1층(5억8360만원)이다. 하남 포웰시티 전용 90㎡A의 5~9층 가격(5억84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