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 보좌' 김여정 vs '그림자 수행' 임종석… 남북 비서실장 업무방식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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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리는 내내 오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여정은 북측 수행단 가운데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권력서열에 상관없이 사실상 ‘2인자’로서의 존재감을 세계에 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눈에 띄지 않게 ‘그림자 수행’을 하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대조적인 방식이다.
김여정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
의전 카펫 자유롭게 넘나들고
정상회담 내내 김정은 밀착수행
회색 치마 정장 차림의 김여정은 이날 남북 정상이 만나는 내내 김정은의 옆을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들며 악수한 뒤 화동으로부터 꽃을 받는 순간 김여정은 김정은 옆에 서서 꽃을 건네받았다. 그동안 북한 조선중앙TV의 행사 영상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모습이었다.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국군의장대를 사열하며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김여정은 두 정상과 열을 맞춰 따라붙었다. 국군의장대 사열이 이어지는 도중엔 의전 카펫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담장 주변의 북측 수행원단이 한쪽에 도열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김여정은 김정은이 회담장인 판문점 우리측 구역 평화의집에 도착해 방명록을 쓸 때도 펜 케이스를 열어 펜을 꺼내줬다. 김정은이 서명을 마치자 다가가 펜을 건네받았다. 김여정은 남북 양측에서 각각 참모 2명만 배석한 오전 정상회담에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참석했다. 김정은이 모두발언을 할 때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리측에선 임 비서실장이 배석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김여정이 사실상 김정은의 국정 운영 전반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이뤄진 김정은과의 환담에서 김여정을 가리키며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으로 장내에는 큰 웃음이 터졌고, 김여정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판문점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