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승연의 빅딜 3년… 한화토탈·종합화학, 年 2조 버는 효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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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같은 M&A 결실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한화그룹에 편입돼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로 이름을 바꾼 지 3년이 됐다. 삼성그룹과의 빅딜 이후 한화그룹은 화학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효자 된 화학계열사2014년 11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석유화학),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방위산업)를 한화가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합병(M&A) 계약을 맺었다. 거래 금액은 약 2조원. 민간 주도의 자발적 산업 구조조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화학계열 두 개 회사는 이듬해 4월30일 사명을 변경하고 한화그룹으로 공식 편입됐다.
2조 들여 인수해 매년 2조 이익
3년 前 1727억 벌던 한화토탈
영업이익 8배 늘어 1조5162억
종합화학도 6212억 흑자로
기존 화학 계열사와 시너지
에틸렌 300만t 생산 국내 유일
화학계열사, 그룹 매출 36% 차지
인수 당시 일각에서는 한화가 무리한 인수로 사업 확대를 꾀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2014년 1727억원이던 한화토탈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5162억원으로 늘었다. 한화종합화학도 2014년 42억원 적자에서 2017년에는 621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두 회사의 선전으로 한화그룹 화학부문 매출은 2014년 11조7613억원에서 2017년 22조9645억원으로 10조원 이상 늘었다. 그룹 내 화학계열사의 매출 비중도 인수 전 26.4%에서 지난해 35.7%로 성장했다. 한화 내부에선 화학부문이 그룹 내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은 동시에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규모의 경제 실현
한화그룹 화학부문은 기존 계열사였던 한화케미칼, 한화첨단소재, YNCC에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이 가세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원유 정제시설에서 나오는 석유제품(한화토탈), 나프타·아로마틱 공정을 통한 석유화학 기초원료(한화토탈, YNCC), 합성수지 및 화섬원료(한화케미칼,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자동차 전자 태양광 등 첨단소재제품(한화첨단소재) 등 원료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토탈과 YNCC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각각 109만t, 195만t 생산하고 있다. 에틸렌을 300만t 이상 만들어내는 그룹은 국내에서 한화가 유일하다.
이 같은 성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한화·삼성 간 오랜 신뢰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케미칼)을 인수하며 화학을 방산과 함께 주력사업으로 육성했다. 회장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단행한 첫 M&A였다. 세계적인 불황과 2차 세계 석유파동으로 주변의 우려가 많았지만 과감하게 화학사업을 추진했다. 삼성과의 M&A를 체결한 직후인 2015년 신년사에선 “방산과 화학부문은 그룹 선대 회장님(고 김종희 회장)과 제가 취임 당시부터 열정을 쏟았던 사업”이라며 “회사를 일류기업으로 키워주길 바란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한화 화학계열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화학사업에 대한 그룹의 이해도가 높아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학부문 계열사끼리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교류가 활발하다.
2015년부터 환경안전, 제조기술, 공무, 물류, 품질 등 5개 분과에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부족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문제 해결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그룹을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