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평화쇼'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지만 사흘째 '정상회담' 비판 쏟아낸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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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결집 노린 강성 발언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북한 정상회담을 비판하는 발언을 사흘 연속 쏟아내고 있다. 보수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 일각에서조차 홍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비판할 때 아니다"
한국당 일각서도 부정적 반응
홍 대표는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24일에는 일본 아사히TV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 여론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남북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방송됐다. 홍 대표는 회담 다음날에도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이라고 지적했다.그러자 2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홍 대표와 한국당을 비판하는 청원이 쇄도했다. ‘홍 대표를 국민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의법처리해달라’ ‘한국당의 해체를 촉구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4월 임시국회에서 대여 투쟁을 함께하며 보폭을 맞췄던 바른미래당조차 비판적인 논조로 돌아섰다. 같은 날 김정화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의 배배 꼬인 생각에 모자이크 처리가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 한국당은 이제 전쟁 장사, 빨갱이 장사를 못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내에서도 홍 대표의 강경 입장을 거스르는 반응이 나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도 아니고 ‘판문점 선언’을 비판할 때도 아니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그러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29일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라며 “본질을 얘기하는데 걸핏하면 색깔론을 들먹이는 저들의 음해 공작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깨어 있는 국민도 많다”고 맞대응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여권에 훈풍으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홍 대표의 발언이 중도층의 민심에 악영향을 주면서 역풍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