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농협금융, '십시일반 전략'으로 TPG·MBK '큰손'된다

은행·증권 등 계열사 목돈 모아
각각 1억弗·5000만弗 출자
▶마켓인사이트 4월29일 오후 4시13분

농협금융지주가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계열사들이 제각각 다른 PEF에 소액을 흩뿌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계열사가 한데 뭉쳐 거액을 개별 운용사에 출자하고 있기 때문이다.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은 TPG가 45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아시아7호펀드에 1억달러, MBK가 10억달러 규모로 만드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에 5000만달러를 각각 출자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이 내로라하는 PEF 운용사들에 거액을 출자할 수 있는 것은 ‘전 계열사 십시일반’ 전략 덕분이다. TPG 펀드에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농협손해보험이, MBK SSF에는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등이 참여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해당 PEF에 얼마를 출자할지 정하면 각 계열사가 희망 출자금액을 제시해 목표 액수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거금을 출자할수록 ‘VIP 출자자’로 대접받는 PEF 업계의 속성을 겨냥한 것이다. TPG와 MBK처럼 실력을 인정받은 대형 PEF 운용사들이 새 펀드를 조성하면 수억달러씩 출자하겠다는 글로벌 연기금들이 줄을 선다. 이 때문에 유명 PEF들은 출자받을 연기금을 가려 뽑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대형 PEF 관계자는 “인기 있는 PEF는 1억달러 이상은 출자해야 제대로 대접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