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전세가격이 약세인 이유… 재계약 최다 '헬리오 입주'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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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역전세난 가능성"올해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 시점이 도래한 주택 물량이 총 20만여 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강남4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6%에 달했다. 신규 입주와 전세 재계약 물량이 많은 경기 화성, 용인 등에서는 역전세난 가능성도 감지됐다. 역전세난은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재계약이 도래하는 전세 물량과 신규 주택 공급을 분석하면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2년 만기에 달해 재계약 시점이 다가온 전세 주택 물량은 전국 기준 69만2000여 가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전세 확정일자와 계약일자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다. 수도권에 46만2000여 가구, 지방에 23만여 가구가 있다.
서울에서는 올해 20만7805가구가 전세 세입자를 찾는다. 이 중 아파트는 10만4067가구로 절반 수준이다. 강남4구에 해당하는 주택 물량은 5만3640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26%를 차지한다. 아파트는 3만1744가구가 전세 물건으로 나올 전망이다. 송파구 주택은 1만7662가구로 수도권 일대에서 가장 물건이 많다. 이 중 9989가구는 전세 만기가 도래한 아파트다.
올해 말 입주하는 가락동의 ‘헬리오시티’(9510가구)까지 합치면 전세입자를 찾는 물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영향으로 잠실동의 ‘엘스’ ‘리센츠’ 등 대단지 아파트의 전용 84㎡ 전세가격은 올초부터 3개월간 1억여원 떨어졌다.강서구(1만4342가구), 강남구(1만3927가구), 노원구(1만2733가구), 강동구(1만1292가구), 서초구(1만759가구), 양천구(1만719가구)가 뒤를 잇는다. 서울시 자치구 중 전세 재계약 물량이 1만여 가구를 넘는 곳은 이들 7개 자치구다. 중구(2041가구), 종로구(2076가구)가 가장 적었다.
경기권에서는 부천(1만2927가구), 성남 분당구(1만2845가구), 화성(1만1485가구), 남양주(1만1616가구) 순으로 많았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아파트 재고가 풍부하고 최근 공급이 많아 전세가 변동률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강민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전세 재계약 물량이 많은 경기 지역은 입주 물량도 많아 역전세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서울은 주거 선호도가 높고 이주 수요가 많아 역전세난이 나타날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