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매각 前 주가 급등 종목 속출… '투자주의보'

디지탈옵틱 주가 4월 1300원대
매각 공시 전날 2500원까지 폭등
거래소는 별다른 조치 안해
최근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경영권 매각 공시 전에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 늘고 있다. 정보 유출, 내부자 거래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 등 관련 기관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학렌즈 전문업체인 디지탈옵틱은 지난 27일 최대주주인 케이피엠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293만 주(지분율 8.53%)를 55억원(주당 1868.3원)에 에코럭스에 넘기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에코럭스는 제주 서귀포와 함덕에 있는 라마다호텔 운영사다. 이 회사는 제주에서 국내 최대 황칠나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함박재바이오팜(디지탈옵틱 자회사)을 활용한 관광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카메라 부품업체인 알비케이이엠디는 최대주주인 알비케이엔컴퍼니 외 1인이 지투코리아 외 1인에 200억원 규모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6월30일 최대주주 변경 계약이 마무리되면 지투코리아가 최대주주(지분율 13.59%)로 올라선다. 지투코리아는 자본금 5억원의 경영컨설팅업체로 공시했다.

피혁제품 제조업체인 웰바이오텍(옛 와이비로드)도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파티게임즈는 4월11일 웰바이오텍 주식 176만 주 전량과 경영권을 110억원에 화장품 제조업체인 더우주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오는 7월께 잔금 지급이 끝나면 더우주는 웰바이오텍 지분 11.57%를 보유하게 된다. 셀루메드(4월17일 공시) 좋은사람들(4월25일) 등 상장사들도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공교롭게 이 회사들 대부분은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앞두고 주가가 크게 뛰었다. 디지탈옵틱 주가는 4월 초 1300~1400원대였다가 지분매각 발표 전날(4월26일) 2500원까지 올랐다.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2060원까지 떨어졌다. 알비케이이엠디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직전일 21.31% 급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 시 경영권을 매각하면 기존 대주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며 “바이오 사업 확대나 대북 경제협력 기대 등 유행을 타고 주가가 오르기도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상승하는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등 관계 기관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급등 종목에 대해 내부자 거래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지만 특별히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들여다보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