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유라시아 물류거점' 꿈 키운다

동해북부선 철도 복원되면
中-시베리아-유럽까지 연결
뱃길보다 물류비 절반 감축

부산항·김해공항과 함께
육해공 물류 허브로 육성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부산이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도록 물류망을 구축하는 데 나섰다.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동해북부선을 연결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시와 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와 함께 바다와 항공은 물론 철도로도 북한을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물류망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30일 발표했다.시 관계자는 “동해북부선 복원으로 남북철도(TKR)가 연결되면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한 뒤 중국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는 물류망을 구축해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 신항에 구축된 철도망 처리물량은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의 8% 정도에 불과하지만 남북이 철도로 연결되면 20%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부산항에서 화물을 실어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운송하면 뱃길을 이용할 때보다 기간이 절반가량 줄어 물류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시와 항만공사는 부산항 신항과 김해신공항을 활용해 바다 뱃길을 통한 남북통합시대를 준비하기로 했다. 2006년 개항해 북컨테이너와 남컨테이너 23선석을 운영 중인 신항은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 개(길이 6m 기준) 시대’로 견인했다. 2030년 개발이 완료되면 총 44선석에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0만 개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026년 개항하는 김해신공항은 연간 여객 3800만 명 규모로 건립돼 물류망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부산경제진흥원, 물류기업은 ‘북방물류개척단’을 구성해 오는 11월 중국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러시아 하산자치군과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파견해 화물 통관 간소화, 시설사용료 감면 등을 협상하기로 했다. 부산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루즈 항로도 열 계획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 신항과 신항역, 김해공항을 오가는 철도와 선박, 비행기를 연결한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망을 구축해 부산이 세계적 물류거점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