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그의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를 향해 "노벨, 노벨, 노벨"을 연호했다.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암시하는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영국의 유력 도박업체 래드브록스는 지난달 29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예상 후보 1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꼽았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2위로 평가했다.문 대통령도 30일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면서 벌써 찬반 논란이 뜨겁다.
그의 측근과 지지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27일 보수 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상황을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없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만약 이것(비핵화)이 이뤄진다면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보수 논객 로라 잉그러햄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실제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스티브 킹 아이오와 주 하원의원도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30일 미 ABC방송 'Q&A'에 출연한 언론인 패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러시아계 미국 언론인 마샤 게센은 "그건 아니다.
트럼프는 모욕적인 발언들을 트윗으로 올렸는데 이제 우리는 그가 세상에 실질적인 정책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해야 하는가.
그건 얼마나 바보 같은 대화인가"라고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을 누볐던 NBC방송의 케이티 터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오슬로 협정 체결 당사자로 이듬해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수반과 이츠하크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의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에 노벨상 수여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터는 "아라파트와 라빈이 백악관 정원에서 1993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역사적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악수를 했지만,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나.
2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봉기)가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작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며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역대 미국 대통령이 구체적인 결실보다는 노력을 높이 평가받아 노벨상을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WP는 미국 대통령과 노벨상에 관한 한 정치와 시대적 요구가 실질적인 업적보다 중요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 자체도 그렇고, 더 예상 밖의 일들도 일어났다"고 수상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