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확대' 압박 통했나… 성균관대·서강대 수능 전형 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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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들여다보니올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응시할 2020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에서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 전형을 늘리기로 했다. 성균관대와 서강대는 전체 모집인원에서 수능 중심 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10%포인트가량 대폭 확대된다. 교육부가 이들 대학에 수능 중심 정시모집 비중을 높이라고 압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학 전체로 보면 학생부 전형(학생부 종합전형+학생부 교과전형)이 주를 이루는 수시모집 비중이 소폭 늘어난다.
서울 15개 주요 대학은
수능 전형 25.1→27.5%
서울대 등 4곳 큰 변화 없어
학생 확보 사활건 지방대
정시 줄이고 수시 늘려
논술 전형은 소폭 축소
2020년 대입 수능 중요성 높아진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계획’을 1일 발표했다. 고등교육법 제34조에서 각 대학이 매 입학연도 1년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수립·공표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0학년도 대입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7866명으로 2019학년도보다 968명 줄어든다. 이중 학생부 중심인 수시모집 비중은 77.3%로 2019학년도(76.2%)보다 1.1%포인트 증가한다.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비중은 그만큼 낮아진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들 대학이 수능 중심 전형을 통해 뽑는 비중은 27.5%로 전년(25.1%) 대비 2.4%포인트(1366명) 늘어난다. 15개 대학 중 수능 중심 전형 비중을 높이지 않는 곳은 서울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4곳뿐이었다.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성균관대다. 2019학년도 19.5%인 수능 중심 전형 비중을 2020학년도에는 31.0%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서강대는 24.2%에서 33.1%로 높이기로 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의 수능 중심 전형 확대는 예견된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입전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조되면서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는 학생부 전형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 3월 말 서울 주요 대학들에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정시 비중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연세대를 필두로 한 서울 주요 대학들은 앞다퉈 수능 중심 정시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논술전형 모집은 1000여 명 감소
서울 주요 대학들과 달리 지방 대학들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수능 중심 정시모집 비중을 2.2%포인트(20.7%→18.5%) 줄이기로 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신입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방대로선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수시모집을 통해 우수 학생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논술 전형 비중은 소폭 줄어든다. 현재 논술 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전국 33개 대학은 2020학년도에 논술전형을 통해 1만2146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2019년(1만3310명)과 비교하면 1164명 줄어든다.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할당량을 감안하면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수능 중심 정시모집 비중은 대교협 발표치보다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대학 1학년생들이 응시한 201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서울 주요 10개 대학은 수시 이월 인원의 영향으로 정시모집 비중이 당초 계획보다 최대 8.2%포인트까지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당초 정시모집으로 30%를 뽑겠다는 계획을 세운 대학 중 일부는 최종적으로는 비중이 40%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의 수능 중심 정시모집 확대 기조는 2021학년도 대입전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 임 대표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 수능 중심 전형을 현재보다 늘리는 내용이 담기면 대학들은 2021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일부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