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문점에 끌린다… 엄청난 축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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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또 언급5월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카드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긍정적인 검토를 언급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판문점 개최 방안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이 손을 맞잡는 ‘깜짝쇼’가 펼쳐질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한반도 분단 현장서 통일 주인공으로 기록되길 원해"
남·북·미 정상 판문점서 손 맞잡는 '깜짝쇼' 나올 수도
백악관 참모들은 싱가포르 선호 "北 뒷마당서 만남 보기 안좋아"
◆"판문점 개최는 흥미로운 생각”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고 나 역시 그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가 그곳(판문점)에 대해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실제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곳’에 가 있게 되기 때문”이라며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판문점 개최 문제를)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도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합의는 되지 않았지만 남·북·미 3국 간에 판문점 개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남은 경쟁지는 싱가포르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어떤 사람은 그것이 주는 모양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혀 미 행정부 내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 내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뒷마당에 가서 회담하는 게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백악관에서는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과 통화한 뒤 마음을 바꿨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NN방송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DMZ에서 개최할 것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통화 후 판문점 카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고, 이 같은 뜻이 북쪽에도 전달됐다는 설명이다.백악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한 정상회담에 쏠린 세계적인 관심에 크게 매혹됐다”며 “한반도 분단의 현장에서 통일의 주인공으로 세계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 성공작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확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나는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북한)이 매우 많이 원했으며 우리도 분명히 열리는 걸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성공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카드를 거론한 데 대해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의미가 있다”며 “판문점이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 통화 때 장소 문제를 놓고 어디가 좋겠냐며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나온 내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트위터에 ‘대표적인(representative)’, ‘중요한(important)’, ‘지속가능한(lasting)’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통화 때는 ‘상징적인(symbolic)’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언급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조미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