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풍운의 혁명가'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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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1821년 5월5일. 대서양 남부의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에서 ‘풍운의 혁명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 1세)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공식 사인은 위암. 프랑스 혁명의 아들이었으나 혁명에 종지부를 찍고 황제가 된 남자, 한때 유럽을 호령했던 시대의 영웅에게는 쓸쓸한 최후였다. 지중해 코르시카섬에서 변호사 집안의 여덟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15세에 파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1개월 만에 전 과정을 이수하고 임관한다. 반혁명파(왕당파)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큰 공을 세우고 26세에 이탈리아 원정 사령관이 됐다.
1798년 이집트로 출병했던 그는 이듬해 프랑스로 되돌아와 쿠데타를 일으켜 새 헌법을 제정하고 임기 10년의 제1통령으로 취임했다. 치솟는 인기를 바탕으로 1804년 황제에 즉위하고 나폴레옹 1세가 됐다.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유럽 열강을 잇달아 제압했고 1000년 역사의 신성로마제국을 사실상 해체시켰다. 그가 의도했든 아니든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의 자유와 평등사상을 유럽 전역에 퍼뜨렸다.1812년 러시아 원정 실패가 그의 몰락을 가져왔다. 1814년 나폴레옹은 지중해섬 엘바로 유배됐다. 이듬해 엘바섬을 탈출해 재집권했지만 그해 6월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고 세인트헬레나섬에 다시 유배됐다. ‘시대를 파괴하고 모순 속에 살다 간 황제’는 결국 그곳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