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前고위관리 "北체제보장시 핵포기… 폐기까지는 25~30년"

"숨겨진 핵시설 동결은 어렵고 공개된 핵시설 동결만 해도 성공"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전망에 대해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모르나 체제를 보장한다면 핵을 포기할 것 같다"면서 "핵 폐기까지 25~30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미국을 방문한 여야 의원들이 전했다.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이 전직 관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맨스필드재단이 주최한 '한·미·일 의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직 관리는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해 "딥 프리즈(deep freeze)는 어렵고 라이트 프리즈(light freeze)만 해도 성공"이라고 전망했다.

국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라이트 프리즈'는 이미 공개된 핵 시설을 동결하는 것으로 '모라토리엄(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의 다음 단계이다.'딥 프리즈'는 공개된 핵 시설은 물론 숨겨놓은 핵 시설까지 모두 동결하는 것으로, 라이트 프리즈보다 훨씬 더 철저한 사찰과 검증이 필요하다.

국무부 관계자는 "딥 프리즈와 라이트 프리즈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용어는 아닌 것으로 알지만, 국무부 내에서 우리끼리 사용하는 용어"라고 말했다.

한·미·일 의원회의는 지난 2003년 창설 이후 매년 두 차례 정기 모임을 열어왔다.연중 한 차례는 미국 맨스필드재단이, 나머지 한 차례는 한국과 일본 측이 번갈아 주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최운열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홍일표 김종석 의원, 바른미래당 오세정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회의결과를 설명했다.간담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며 대화에 나선 배경에 대해 엇갈린 진단과 분석을 내놓았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북한의 자세 전환은 '핵을 가진 생존'에서 '핵을 포기한 번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며 "국무부 전직 고위관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대전환의 공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은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에 의한 것"이라며 "비핵화가 될 때까지 이런 압박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