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미 해임한 것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때문"

줄리아니 주장…'대통령은 수사받지 않는다' 공표 꺼렸기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5월 당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직접적인 이유였다는 주장이 나왔다.코미 전 국장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은 FBI의 수사를 받지 않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말하고도, 이를 공표하지 않으려 한 데 대한 불만에서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합류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션 해니티 쇼'에 출연해 "그가 코미를 경질한 것은 무엇보다도 수사의 타깃이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코미가 말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의 주장과 다른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코미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에 허위진술을 하는 등 해당 수사를 부실하게 한 것을 해임 사유로 내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코미는 날조된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미 전 국장은 2016년 대선 직전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선언해 대선판을 뒤흔들면서 트럼프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꼽혔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러시아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다가 도중에 전격 해임됐다.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 줄리아니 전 시장의 인터뷰 발언은 코미 전 국장, 그리고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받은 일부 백악관 관리들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봄 '대통령은 수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말을 공표하기 꺼리는 코미에 대해 실망감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코미를 해임하고 출연한 NBC방송 인터뷰에서 "코미에게 3차례 물어봤지만 나는 FBI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고 직접 말한 바 있다.코미 전 국장도 2017년 3월 30일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릴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의회 청문회에 앞서 공개했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은 "FBI와 법무부가 여러 가지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공표하기를 꺼렸다"며 "상황이 바뀌면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줄리아니 전 시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이 지휘한 클린턴 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는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인터뷰 도중 "힐러리, 미안하다.

당신이 대선에서 이기지 못해 크게 상심한 걸 안다.그러나 당신은 범죄자이며, 정의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면 당신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