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교통사고' 일행 일부 7일 귀국·운구… 중상자는 계속 치료

유족, 안탈리아 현지 도착…"터키검찰, 전원 조기출국 허용"
중상자, 뒤늦게 아내 사망 인지… 소식 묻지 않고 "같이 돌아가겠다"
사진=연합뉴스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로 부부동반 여행을 떠났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한국 관광객 일행이 사고 사흘만에 귀국길에 오른다.5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3일 안탈리아주(州) 케메르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국인 관광객 최모(66)씨 등 일행 3명과 그 가족이 6일 오후 항공편을 이용해 7일(서울 시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행의 배우자 3명의 시신은 7일 운구될 예정이다.

나머지 일행 김모(67)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의료진은, 김씨가 의식이 또렷하고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지만 비행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의료진과 가족은 7일 환자의 경과를 살펴본 후 퇴원 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씨는 이날 아침 터키에 도착한 아들과 만날 무렵에야 아내의 사망 소식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의료진은 머리를 다친 환자가 받을 충격을 고려해 "배우자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만 했을 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현지에서 김씨 가족을 돕고 있는 한 인사는 "공항에서 바로 병실로 달려온 아들을 본 환자가 더는 아내에 관해 묻지 않고 '같이 돌아가겠다'고만 했다"면서 "이제는 상황을 알아차리셨다"고 전했다.
전날 터키 검찰은 한국인 운전자 등 일행 전원에 조기 출국을 허용했다.한국 공관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검찰이 운전자에 대해 출국금지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터키정부가 상황을 배려해 전원이 조기 출국해도 좋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3일 국빈 방한을 마치고 복귀하는 기내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한국 국민에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내무부·보건부 장관에 사고 수습에 빈틈이 없게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4일 뮈니르 카랄로을루 안탈리아주지사가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을 찾아 가족·친구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고, 빠른 회복을 빌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카랄로을루 지사는 치료와 운구, 사고조사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경남에 거주하는 이들 60∼70대 8명은 부부동반으로 터키 안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일행 중 한명이 운전한 스타렉스 차종 렌터카는 3일 오후 파셀리스 유적 근처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맞은 편에서 오던 터키인 차량에 차체 뒷부분을 들이받혔다.이 사고로 뒷좌석에 앉은 아내 네 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숨지고, 남편 4명과 상대 차량 운전자가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