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국경민 루티헬스 대표, '가성비 甲' 망막 진단 장비로 美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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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품가의 13% 수준“나노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성능은 뛰어나면서 가격은 크게 낮춘 망막 검사장비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
나노광학기술로 단가 낮춰
원격 의료서비스도 제공
의료기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루티헬스의 국경민 대표(사진)는 개발 중인 의료기기 엘리(ELI)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엘리는 망막 망막혈관 등 안저(안구 뒷부분) 검사기기로 황반변성 등 실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치명적 눈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의료기기다. 기존 제품과 달리 부교감신경 억제물질인 산동제를 안 써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엘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서 업계 최고라는 게 국 대표의 설명이다. 독일 톱콘, 일본 캐논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 망막 진단장비의 대당 가격은 5000만원 이상이다. 주로 대형 병원에서 쓴다. 핀란드 옵토메드 등의 보급형 제품 가격은 1000만~1600만원 안팎이다. 국 대표는 “엘리 가격을 650만원 안팎에서 책정할 계획”이라며 “보급형 제품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검사 정확도는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나노광학기술을 접목해 렌즈 크기를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제조 단가를 낮췄다.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판체제로 판매해 유통마진을 붙이지 않는 것도 가격을 낮춘 요인이다. 국 대표는 “렌즈가 스스로 움직여 최적화된 안저 사진을 찍는 7단계 알고리즘을 적용해 검사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전문의가 환자 곁에 없어도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해 원격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 대표는 “시골 병원에서 의사가 엘리를 작동시켜 환자의 안저 사진을 촬영하면 도시의 큰 병원에 있는 안과 전문의가 판독할 수 있다”며 “환자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이 회사는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국 대표는 “캐나다 원격의료업체 레티나랩스와 손잡고 연말께 미국 시장에 엘리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대 나노광공학과를 나온 국 대표는 의료전문 경영컨설팅업체 디지털살루스에서 애널리스트를 지냈다. 루티헬스를 세운 건 지난해 4월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