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 품은 SKT… '통신+보안' 新성장엔진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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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보안사업에 승부 걸었다SK텔레콤이 새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국내 2위 물리(출동)보안 업체인 ADT캡스 인수를 통해 기존 보안 서비스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신사업 개척에 나선다. 2022년 8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물리보안 서비스 시장의 판을 흔들어 주도권을 빼앗고, 보안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보안 서비스에 빅데이터·AI·IoT 접목
2021년 ADT 매출 1兆 목표…"판 흔들 것"
◆55% 지분으로 경영권 확보
SK텔레콤은 8일 이사회를 열어 사모펀드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공동으로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과 맥쿼리가 각각 7020억원(지분율 55%), 5740억원(45%)을 투자한다. 경영권은 SK텔레콤이 갖는다. 양사는 ADT캡스의 기업가치를 부채 1조7000억원과 지분 가격을 포함해 총 2조9760억원으로 평가했다.
ADT캡스의 매각 주체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이다. 칼라일은 2014년 미국 보안회사 타이코로부터 2조1000억원에 ADT캡스를 인수해 운영하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매각 작업을 벌여왔다. SK텔레콤과 맥쿼리는 이날 칼라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3분기에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보안시장 경쟁구도 재편 주목
ADT캡스는 가입자 57만 명을 보유한 국내 2위 물리보안업체다. 출입 보안, 시설 관리, 출동서비스 등이 주요 사업영역이다. 지난해 매출 7217억원, 영업이익 1435억원을 기록했다. 전국 98개 지사에 출동인력만 1800명을 두고 있다. 관리 및 기술 지원, 상담인력까지 합하면 4000여 명에 이른다.
자금력과 ICT를 갖춘 SK텔레콤이 ADT캡스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보안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5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 국내 물리보안 시장은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NSOK 4개 중·대형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다.4개 회사의 작년 매출 총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에스원 56%, ADT캡스 28%, KT텔레캅 12%, NSOK 4%다. NSOK는 SK텔레콤이 2014년 인수해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DT캡스의 사업 노하우와 SK텔레콤의 네트워크, ICT가 결합하면 보안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0% 손자회사인 NSOK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똑똑해지는 보안 서비스SK텔레콤은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드론 등 그동안 쌓아온 기술 역량을 토대로 기존 보안서비스에 ICT를 접목한 ‘통합 보안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출동서비스 중심의 보안서비스 사업모델을 토털 케어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홀몸노인 가구에 카메라나 센서를 설치, 이상징후를 자동으로 감지해 출동인력을 보내거나 무인편의점의 보안 관리,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장 관리 서비스를 하는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기존 폐쇄회로TV(CCTV)에 비명 소리나 파괴음을 탐지하는 AI 기술을 넣어 보안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으로 2021년 ADT캡스의 매출을 작년 대비 3000억원가량 늘어난 1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