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자 정상회담 "북일 대화와 북일 수교 필요"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긴밀하게 연대키로 했다. 북·일간 대화와 북·일 수교 필요성도 화제에 올랐다.

양국 정상은 9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문제 대처 및 양국 간 교류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두 정상과 통역만 참석한 채 27분가량 진행됐다.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후에 직접 전화로 회담 결과를 설명해주고 서훈 국정원장을 일본에 파견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처리과정에서 일본을 배려해준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해 역사적인 남북회담이 성사됐고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중량감 있게 움직이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지지해 주고, 남북정상회담 성공에 대해 평가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일본이 끝까지 지지해 달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선 남·북 간의 대화뿐만 아니라 북·일 간 대화와 양국 관계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이 긴밀하게 연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두 정상은 이후 진행된 오찬에서도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겠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는 최근 1년간 4번의 정상회담과 12번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양국 역사상) 처음이다 싶을 정도로 자주 연락한다”며 “앞으로도 양국관계 발전과 지역평화 및 안전을 위해 의사소통을 잘 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올림픽이나 한·일·중 정상회의 같은 큰 행사가 없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방문해 한일 관계를 긴밀하게 발전시키고 싶다”며 “적절한 시기에 일본을 다시 한 번 방문할 터이니 아베 총리도 한국을 다시 방문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전 일본 총리 간에 맺어졌던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이 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셔틀외교를 본격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념 케이크를 ‘깜짝 선물’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