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디펜드 29초영화제] 멋진 '액티브 시니어'의 청춘 파노라마… 짧은 영상에 긴 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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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한경 주최엄마는 소파에 앉아 밥을 대충 비벼 먹고 있다. TV에선 육상 경기가 중계된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 속 주인공은 학창시절 친구 영자. 오랜만의 전화에 깜짝 놀라면서도 반가워한다. “경애 너 서운하다. 연락도 없고”란 영자의 말에 “미안해. 사는 게 바빠서…”라며 속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이들 엄마로 살아가며 매일 청소에 빨래에 장보기까지 하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집 옥상에서 빨래를 널던 중 엄마는 영자와의 전화 대화를 떠올린다. “육상부 50주년 기념으로 모여. 감독님도 오신대.” 곧 있을 육상부 동문회 소식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 뭔가 다짐한 듯 집어든 것은 긴 장대. 엄마는 그 장대를 들고 힘껏 달린다. 장대높이뛰기를 했던 학창시절의 그때처럼….
한성덕 감독 '엄마의 장대높이뛰기'
일반부 대상 수상…상금 1000만원
'62년생 무용수' 출품 황민주 감독
아빠의 꿈 담아내 청소년부 대상
총 339편 접수…수상작 15편 선정
장덕철 축하공연에 참가자들 열광
한성덕 감독이 ‘제2회 유한킴벌리 디펜드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엄마의 장대높이뛰기’다. 이 작품은 1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집안일 하랴, 가족 챙기랴 늘 바쁜 엄마들은 동창을 한번 만나는 일조차 쉽지 않다. 과거의 꿈을 꺼내보는 일은 더더욱 힘들다. 그래도 최근엔 사회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사회·경제적으로도 역동적인 삶을 사는 55세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 영상은 액티브 시니어들이 가슴속 깊이 묻어뒀던 꿈과 용기를 다시 일깨워주며 힘찬 출발을 응원한다.
유한킴벌리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 영상콘텐츠전략본부가 주관한 이번 영화제는 ‘엄마의 꿈, 아빠의 청춘-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펼쳐졌다. 지난해 4월 같은 주제로 첫 29초영화제를 연 유한킴벌리는 두 번째 영화제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다시 한번 공모했다. 유한킴벌리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는 공유가치창출 활동을 2012년부터 하고 있다. 요실금 전문 브랜드 디펜드의 매출 일부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부한다. 지난 3월13일부터 4월30일까지 이뤄진 공모엔 일반부 253개, 청소년부 86개 등 총 339개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5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청소년부 대상은 ‘62년생 무용수’를 출품한 한국문화영상고의 황민주 감독이 차지했다.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아빠와 “아빠 나이에 무슨 무용이야”라며 화를 내는 딸이 등장한다. 아빠는 그런 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길에서 자신의 무용을 보여주며 딸에게 다가간다. 딸은 자신에게 손을 내민 아빠에게 활짝 웃어주며 그의 꿈을 응원하기로 한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엄마, 아빠의 꿈’을 제작한 김현우 감독에게 돌아갔다. 음식점을 하며 고생하는 아빠, 엄마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을까. 아빠는 야구선수, 엄마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고 한다. “내가 홈런 쳐서 학교 유리창 깬 사람이야.” “엄마가 계속 탔으면 아마 김연아보다 더 잘 탔을 거다.” 하지만 이젠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도, 스케이트장 위에 서 있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부모님은 다시 그때로 돌아간 듯 마냥 행복해 보인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영원한 청춘’을 출품한 진명여고의 이예은 감독이 받았다. 딸이 학원 가기 전 불편하다며 벗어둔 교복을 입어보던 엄마는 다시 들어온 딸과 마주치자 멋쩍어한다. 딸은 그런 엄마를 위해 센스 있는 이벤트를 준비한다. 함께 교복을 입고 걷기도 하고 사진도 남기는 일이다. 딸은 행복해하는 엄마를 보며 그저 불편하다고 생각한 교복을 소중하게 다시 입어본다.이날 시상식에는 유한킴벌리의 최규복 사장, 진재승 부사장, 손승우 이사와 한국경제신문의 김기웅 사장, 조일훈 편집국 부국장, 수상자와 가족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올해 상반기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악 플랫폼을 휩쓸었던 가수 장덕철의 축하 공연으로 시상식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