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싱가포르 관계는… 대북제재 前 외교·교역 활발

北,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 한국보다 먼저 개설
싱가포르, 2016년 기준 북한의 7번째 교역 상대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로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되면서 북한과 싱가포르의 외교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북미가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중립적 외교 무대'라는 점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로 외교적 고립 상태에 있는 북한이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수용한 것은 상대적으로 정치·외교적 부담이 작은 곳으로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싱가포르와 비교적 돈독한 외교관계를 맺어왔는데 1968년 1월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했다.한국이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한 1970년 11월보다 3년 가까이 앞선 것이다.

이어 북한은 1969년 12월 통상대표부를 총영사관으로 승격했고, 1975년 11월에는 싱가포르와 수교 합의에 따라 총영사관을 대사관으로 승격한 상주 공관을 개설했다.
다만, 싱가포르가 우리나라와 1975년 8월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이후 싱가포르의 대북 관계는 상대적으로 약화했다.싱가포르는 지금까지도 북한에 상주 공관을 개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06년 8월 백남순 당시 북한 외무상의 싱가포르 방문을 시작으로 장관급 인사가 정기적으로 상호 방문하면서 북한과 싱가포르 간 교역이 활성화했다.

싱가포르는 2008년 11월 북한과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2010년 5월 싱가포르경제인연합회(SBF)를 중심으로 투자 방문단을 조직해 평양 봄철 국제전람회에 참석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을 도모했다.싱가포르 기업은 북한과 합작으로 2009년 이후 평양 등 3곳에 패스트푸드점 '삼태성청량음료점'을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의 대북 민간교류단체 '조선 익스체인지'(Chosun Exchange)는 북한 관리들을 현지로 초청하는 경제 연수와 북한에서의 창업교육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는 2016년 기준으로 대북 교역액이 약 1천299만 달러(약 144억 원)로 북한의 7번째 교역 상대였다.

싱가포르의 대북 수출품은 주로 담배원료, 종이, 선박용 기름이었고, 대북 수입품은 인삼과 수산물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16년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이래 싱가포르와 북한의 외교·교역 관계는 침체 상태다.

싱가포르는 2016년 10월 1일부터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8일부터는 대북 교역을 전면 중단했다.

싱가포르는 북한과의 직접적인 수출입은 물론, 환적(換積)과 싱가포르를 경유지로 한 화물 운송 등의 행위를 모두 금지했다.

합작회사를 통한 투자나 차명 또는 유령회사를 통한 북한 관련 금융거래도 차단했다.

싱가포르는 또 올해 3월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에 제출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 이행보고서를 통해 자국 내 북한 노동자의 노동허가를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1일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 국제법,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를 지향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같은 국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