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전원생활 '틀' 잡히는 은평 한옥마을

한옥 48채 완공… 76건 승인

거주만족도 높아 '매물 0건'
건물 안지은 용지 웃돈 3억원
단열·보안 등 취약점 보완 '인기'
서울 은평뉴타운에 조성된 은평 한옥마을. 희소가치가 부각되면서 한옥 용지 프리미엄이 최고 3억원까지 뛰었다. 김형규 기자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 한옥마을’.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이 마을에선 한옥 신축 공사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곳곳에 들어선 한옥주택 사이로 골조를 올리고 원목을 운반하는 인부들이 눈에 띄었다. 공사 중인 현장만 10여 곳에 달했다.

4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은평 한옥마을이 도심 속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기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옥을 지을 수 있는 용지엔 3억원 정도 프리미엄까지 붙었다.◆6년 만에 모든 필지 완판

지난 4일 은평 한옥마을의 모든 땅이 팔렸다. 이날 SH공사는 한옥마을의 마지막 남은 땅인 근린생활용지 2-8필지(330㎡) 낙찰자를 발표했다. 전체 필지가 6년 만에 ‘완판’됐다. 한옥용지 156필지, 단독주택용지 101필지, 근린생활용지 12필지 등 모두 6만5500㎡ 규모다. 이곳 한옥용지는 필지당 198~330㎡, 단독주택용지는 필지당 231~330㎡로 이뤄져 있다. 근린생활용지 2-8필지 낙찰가는 13억8549만원을 기록했다. 예정가(12억4080만원) 대비 낙찰률은 111%다. 3.3㎡당 1385만원이다.한옥마을은 2012년 9월 분양을 시작했다. 초기엔 대부분이 미분양이었다. 4년 전만 해도 30%밖에 팔리지 않았다. 한옥마을이란 콘셉트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2년 전부터 SH공사가 분양대행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에 나서면서 땅이 속속 팔려나갔다. 한옥·단독주택도 속속 건설되기 시작했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사용승인(준공)을 받은 한옥은 48채다. 전체 156필지 중 30%다. 착공 승인은 76건, 심의는 92건 받았다. 단독주택은 101필지 중 절반가량(55건) 준공했다. 서울시는 한옥마을 활성화를 위해 건축비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은평 한옥마을의 장점은 서울 도심권과 가까운 곳에서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건물은 남동향으로 지어져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생활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췄다. 단지 안에 편의점, 주유소, 카페, 어린이집 등이 있다. 도보 10분 거리인 은평뉴타운의 기반시설도 공유한다. 롯데몰, 스타필드, 앞으로 문을 열 성모병원까지 이용하기 편리하다.

◆프리미엄 3억원 붙어실수요자가 많고, 거주 만족도가 높아 완공된 건물은 매물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올해 초 대지 191㎡, 건물 148㎡의 한옥 매물이 16억원에 나왔다가 회수됐다. 단독주택 건물은 30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2층은 본인이 살고 1층은 세입자를 받으려고 하는 전세 매물은 몇 건 나와 있다. 전세가는 면적에 따라 5억~7억원대다. 최연환 은평대우공인 대표는 “아파트에 싫증 난 은퇴자 등의 문의가 꾸준하다”며 “단열, 보안 등 기존 한옥의 취약점을 해소한 까닭에 거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아직 집을 올리지 않은 용지엔 최대 3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두 달 전 단독주택용지 하나가 3.3㎡당 900만원, 총 9억원에 매매됐다. 현재 시세는 한옥·단독 필지 모두 3.3㎡당 1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분양가는 680만~730만원 수준이었다. 이들 필지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가 수준에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시세가 서서히 오르더니 지난해 초엔 3.3㎡당 800만원, 올해는 1000만원에 달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