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王行次… 가왕 조용필, 데뷔 50주년 전국투어 12일 스타트

잠실공연 50분 만에 매진… "팬들과 추억 나눌 것"

'Thanks To You' 콘서트잠실 주경기장서

팬들과 150분 호흡… 역대 히트곡 총망라
그룹 세븐틴, 오프닝 무대 장식
조용필 50주년추진위원회 제공
‘가왕(歌王)’ 조용필(68)이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데뷔 50주년 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오는 19일 대구, 6월2일 광주, 6월9일 경기 의정부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잠실 콘서트의 약 4만 석은 티켓 예매를 시작한 지 50분 만에 매진됐다. 2016년 전국 투어 이후 2년 만이며,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콘서트 제목은 반세기 동안 대중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뜻을 담아 ‘땡스 투 유(Thanks To You)’로 정했다. 밴드 ‘위대한 탄생’과 움직이는 중앙 무대를 활용해 그동안 인기를 얻은 다양한 노래를 총망라해 들려줄 계획이다. 공연 시간은 오후 7시30분부터 150분으로 예정돼 있지만 현장 분위기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조용필과 팬들이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 감사의 뜻을 나누는 감동적이면서도 화려한 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조용필은 물론 제작진도 ‘50주년’이란 무게를 안고 심혈을 기울여 공연을 준비해왔다. 조용필은 지난달 1일과 3일 평양 공연을 위해 서울을 비웠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콘서트 연습에 매진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서룡 감독(청운대 교수)은 “다른 말은 필요 없이,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다는 조용필의 뜻에 따라 팬들과 추억을 나누고 앞으로도 함께하자는 약속을 이번 공연의 콘셉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은 올해 가요계의 큰 이벤트 중 하나다. 지난 1월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을 필두로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치기 위해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도 출범했다. 학계, 공연계, 미디어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 측은 “조용필이 평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어서 각 분야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그는 시대를 관통하고 세대를 통합한 유일무이한 음악인이자 우리 시대의 자랑이다. 조용필의 음악 인생을 조명하는 것은 반세기 가요사와 시대상을 돌아보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KBS2 음악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3주 연속으로 조용필 특집을 내보냈다. ‘단발머리’를 재해석해 조용필의 극찬을 받은 그룹 세븐틴이 거침없이 4연승을 이어가다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를 인연으로 조용필의 이번 콘서트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로 했다. 조용필과 딩고 뮤직의 커버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세 팀의 일반인 커버 최종 우승팀도 오프닝 무대에 오른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터널리’ ‘미지의세계’ ‘위대한탄생’ 등 조용필 팬클럽 연합은 지난달 26~27일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데뷔 50주년 축하 광고를 게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7~21일 서울 강남역 인근 대형 건물에 옥외 광고를 내걸었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해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주목받은 그가 50년 동안 꾸준히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은 음악을 향한 열정과 노력 덕분이다. 최근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필은 “더 오래 기억되기 위해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연구하고 고민한다. 후배 가수들의 노래와 공연도 유튜브를 통해 찾아본다”고 털어놨다. 2013년 내놓은 열아홉 번째 정규 음반 ‘헬로(Hello)’가 이를 말해준다. 타이틀곡 ‘바운스(Bounce)’로 ‘세대 통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용필의 공연장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열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유다. “음악 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다. 매일 들어도 좋은 음악이 넘쳐난다”는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반세기를 관통하며 진정한 ‘국민 가수’의 표상, ‘현재진행형 전설’임을 몸소 증명해온 그다.조용필은 후배 가수들에게도 꿈, 그 자체다. 그룹 빅뱅 태양은 데뷔 초부터 한결같이 롤모델로 조용필을 꼽았다. 가수 아이유와 황치열, 그룹 방탄소년단 등도 “조용필 선배와 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조용필의 성공 비결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젊은 사고와 접근이다. 임씨는 “조용필이 50년 동안 변함없이 ‘최고’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세대 간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와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그의 열정이 빛난 결과”라고 했다. 두 번째는 완성도 높은 공연. “조용필은 역동적이고 화려하며, 빈틈없는 공연을 만들려고 방송보다 콘서트에 집중했다. 이 덕분에 자신만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콘서트를 완성했고 ‘조용필’의 이름도 확실하게 구축했다”고 임씨는 설명했다.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